1970년대 미국과 중국의 데탕트를 이끌어낸 전설적인 외교관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29일 타계했다. 향년 100세.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키신저 전 장관이 설립한 외교 컨설팅사 키신저어소시에이츠는 그가 이날 코네티컷주 자택에서 별세했다고 발표했다.
장례는 비공개로 치러질 예정이며 이후 뉴욕에서 추모식이 열릴 예정이라고 키신저어소시에이츠 측은 밝혔다. 사망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 별세에 대해 “중미 관계 정상화에 역사적인 공헌을 했다”고 평가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 30일 정례브리핑에서 “키신저 전 장관은 중국 인민의 오랜 친구(라오펑요우)이자 좋은 친구(하오펑요우)로 그는 중미 관계의 개척자이자 건설자”라고 말했다.
왕원빈 대변인은 “중국인들은 중미관계에 대한 키신저 전 장관의 진심과 공헌을 기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시진핑 주석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키신저 전 장관의 타계에 조전을 보냈고, 리창 총리는 그의 가족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으며 왕이 외교부장은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에게 애도의 뜻을 표했다.
왕 대변인은 “키신저는 생전 중미 관계를 고도로 중시했고 중미 관계가 양국과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중국과 미국은 키신저 전 장관의 전략적 비전, 정치적 용기, 외교적 지혜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양국 합의에 따라 상호존중, 평화공존, 상생협력을 견지하고 중미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이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촉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그의 사망에 애도를 표했다.
크렘린궁이 공개한 성명에서 푸틴 대통령은 “뛰어난 외교관이자 현명하고 선견지명이 있는 정치가로 수십 년 동안 전 세계에서 권위를 누렸던 헨리 키신저가 세상을 떠났다”고 추모했다.
이어 “헨리 키신저의 이름은 국제적 긴장을 완화하고 세계 안보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 가장 중요한 소련과 미국의 합의를 이끌어낸 그의 실용적인 외교 정책 노선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평가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