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 한인타운에서 “위대한 국민 만세!” 소리가 우렁차게 울려 퍼졌다.
버지니아한인회(회장 은영재)와 광복회 워싱턴지회(회장 김은) 그리고 국가원로회의 동부지회(상임의장 정규섭)를 비롯한 워싱턴 지역 26개 단체는 합동으로 ‘제 78주년 광복절 기념식’을 개최하고 순국선열의 자주 독립 정신을 차세대에 승계했다.
15일 오후 버지니아 ‘코리안커뮤니티센터’ 1층 대강당에서 진행된 기념식은 180여 개의 의자가 입추의 여지 없이 가득 찬 가운데 애국가와 광복절 노래 떼창이 울려 퍼지면서 대한민국의 숭고한 자유와 민주정신을 세계만방에 알렸다.
김덕만 행사총괄 위원장의 세심한 준비와 독립유공자 유가족, 미주류 정치인, 향군단체, 여성단체, 노인단체, 정치 경찰단체, 체육단체, 축하 공연단체, 세계한식요리연구원 등이 연합하여 앙상블을 이룬 이날 기념식은 최고령 자인 정규섭 제독(98세)과 한국 브라카 3중주 박태아(10세) 연주자 등이 참여, 세대를 아우러는 광복축제가 되어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행사가 되었다.
김덕만 버지니아한인회 수석부회장의 개회사와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한 경축식에서 은영재 회장은 “역사적인 78주년 광복절 기념식을 26개 단체가 연합하여 개최하게 됨을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순국선열의 희생으로 독립을 쟁취한 자랑스러운 역사는 우리 워싱턴 동포 가슴속에 긍지와 자부심으로 남아 있고 이를 차세대에 잘 전달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이다”고 축사했다.
광복회 김은 회장은 기념사에서 “일제가 지우려 해도 역사는 이어져 오고 있다. 후손들이 선조들의 희생정신을 이어 받아 희망찬 우리나라를 꿈꾸도록 하자”고 했고, 한인섭 국가원로회의 미동부지회 공동의장은 “우리 모두가 북한 동포들에게도 해방의 기쁨과 자유의 참맛을 맛보게 다짐하는 뜻 깊은 광복절이 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의 ‘8.15 경축사’는 워싱턴 총영사 직무대행인 이지호 참사관이 대독했다. (경축사 전문은 기사 맨 아래에 있다)
미주한인회총연합회 김병직 공동총회장은 축사에서 “이민 120년을 맞이한 미주동포들은 조국의 독립을 위해 노력했고 조국의 경제 발전에도 많은 헌신을 해오고 있다. 굳건한 ‘한미동맹’과 한미일 3각 동맹으로 이북의 핵 침략을 이겨내어 제2의 한민족 광복을 맞도록 하자”고 했고, 헬렌 원 메릴랜드한인회장은 “조국 독립을 위해 희생하신 순국선열과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면서 “미국에서 후세들에게 잊혀져가는 광복절이 되지 않도록 자리 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또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센터빌과 챈틸리를 지역구로 하는 캐티 스미스 수퍼바이저도 등단하여 축사했고, 미야래스 버지니아주 법무장관은 영상으로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버지니아주지사를 대신하여 참석한 헤롤드 변 법무장관 선임보좌관은 “광복투사, 6.25참전용사, 베트남전참전용사, 이분들이 계셨기에 우리가 이 자리에 있게 되었다”면서 “우리는 힘을 합하면 무엇이든 가능한 민족이다. 민주·공화 구분말고 뭉쳐서 주류사회에 진출하고 우리의 권익을 보호하자”고 축사했다.
정각 5시에 시작한 경축행사는 식전행사인 난타공연(MD한국문화예술원 원장 주상희)과 하프공연(워싱턴글로리아하프단 단장 김영란)으로 분위기를 돋구었고, 경축공연으로는 한국대학생선교회의 합창과, 제임스 길씨의 독창, 그리고 3중주 앙상블(바이올린,첼로, 피아노)과 김희식 씨의 색스폰 연주 문화행사가 있었고 은영재·김은·정규섭 제독의 만세삼창 인도로 행사가 마무리되었다.
하이유에스코리아 강남중 기자
<<윤석열 대통령 8.15 경축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750만 재외동포 여러분, 오늘은 제78주년 광복절입니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신 순국선열들과 애국지사분들께 경의를 표합니다. 그리고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의 독립운동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 자유와 인권, 법치가 존중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만들기 위한 건국 운동이었습니다. 단순히 빼앗긴 국권을 되찾거나 과거의 왕정국가로 되돌아가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자유와 인권이 무시되는 공산전체주의 국가가 되려는 것은 더더욱 아니었습니다. 따라서 우리의 독립운동은 인류 전체의 관점에서도 보편적이고 정의로운 것이었습니다.
우리의 독립운동은 주권을 회복한 이후에는 공산 세력과 맞서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내는 것으로, 그리고 산업 발전과 경제성장, 민주화로 이어졌습니다.
이제는 독립운동의 정신이 세계시민의 자유와 평화, 번영을 위해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기여를 다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의 비전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조국의 자유와 독립, 그리고 보편적 가치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졌던 선열들을 제대로 기억해야 합니다.
이분들을 제대로 기억하는 것이야말로 대한민국의 국가 정체성, 국가 계속성의 요체요, 핵심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올해는 정전협정 체결 70주년이자 한미동맹 체결 7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우리는 공산 침략에 맞서 유엔군과 함께 싸워 우리의 자유를 지키고, 그 후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산업화를 성공시켰습니다.
자유민주주의를 세우고 한미동맹을 구축한 지도자들의 현명한 결단과 국민들의 피와 땀 위에 대한민국은 세계가 놀랄 만한 성장과 번영을 이루어 낸 것입니다.
반면 같은 기간, 70년 동안 전체주의 체제와 억압 통치를 이어온 북한은 최악의 가난과 궁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유민주주의를 선택하고 추구한 대한민국과 공산전체주의를 선택한 북한의 극명한 차이가 여실히 드러난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산전체주의를 맹종하며 조작선동으로 여론을 왜곡하고 사회를 교란하는 반국가세력들이 여전히 활개치고 있습니다.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전체주의가 대결하는 분단의 현실에서 이러한 반국가세력들의 준동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전체주의 세력은 자유사회가 보장하는 법적 권리를 충분히 활용하여 자유사회를 교란시키고, 공격해 왔습니다. 이것이 전체주의 세력의 생존 방식입니다.
공산전체주의 세력은 늘 민주주의 운동가, 인권 운동가, 진보주의 행동가로 위장하고 허위 선동과 야비하고 패륜적인 공작을 일삼아 왔습니다.
우리는 결코 이러한 공산전체주의 세력, 그 맹종 세력, 추종 세력들에게 속거나 굴복해서는 안 됩니다.
자유민주주의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믿음과 확신, 그리고 우리 모두 함께 힘을 모으는 연대의 정신이 중요합니다.
정부는 출범 이후부터 자유, 인권, 법치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안보 협력과 첨단 기술 협력을 적극 추진해 왔습니다.
한미동맹은 보편적 가치로 맺어진 평화의 동맹이자 번영의 동맹입니다.
일본은 이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파트너입니다.
한일 양국은 안보와 경제의 협력 파트너로서 미래지향적으로 협력하고 교류해 나가면서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함께 기여할 수 있는 것입니다.
특히, 한반도와 역내에서 한미일 안보 협력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는 한미일 3국 간에 긴밀한 정찰자산 협력과 북한 핵 미사일 정보의 실시간 공유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일본이 유엔사령부에 제공하는 7곳 후방 기지의 역할은 북한의 남침을 차단하는 최대 억제 요인입니다.
북한이 남침을 하는 경우 유엔사의 자동적이고 즉각적인 개입과 응징이 뒤따르게 되어 있으며, 일본의 유엔사 후방 기지는 그에 필요한 유엔군의 육해공 전력이 충분히 비축되어 있는 곳입니다.
유엔사령부는 ‘하나의 깃발 아래’ 대한민국의 자유를 굳건히 지키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 온 국제연대의 모범입니다.
사흘 뒤 캠프 데이비드에서 개최될 한미일 정상회의는 한반도와 인도 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3국 공조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한반도와 인도 태평양 지역의 안보는 대서양, 유럽 지역의 안보와도 깊이 관련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NATO와의 협력 강화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대한민국의 안보는 인도 태평양 지역의 안보, 대서양과 유럽의 안보, 글로벌 안보와 같은 축선상에 놓여있습니다.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서 전방위적으로 책임 외교와 기여 외교를 수행하는 것은, 세계의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동시에 바로, 대한민국의 자유, 평화, 번영을 구축하는 길입니다.
정부가 공적개발원조, 국제 개발 협력, 우크라이나의 자유와 평화를 위한 지원에 재정을 투입하고 힘을 쏟는 것은 궁극적으로 대한민국의 자유, 평화, 번영을 위한 것입니다.
정부는 또한, ‘담대한 구상’을 흔들림 없이 가동해 압도적인 힘으로 평화를 구축함과 동시에, 북한 정권이 핵과 미사일이 아닌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와 북한 주민의 민생을 증진시킬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공조해 나갈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부는 출범 이후 안팎의 도전과 글로벌 복합위기의 어려움 속에서도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무너진 자유시장경제를 바로 세우기 위해 숨 가쁘게 달려왔습니다.
굳건한 한미동맹, 나아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의 연대와 협력은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가 번영하고 발전하는 토대가 됩니다.
생사가 걸린 안보에서 협력하는 관계는 먹고 사는 문제가 걸린 경제와 첨단 과학 기술 분야에서도 긴밀하게 협력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정부는 확고한 글로벌 안보 협력의 기반 위에 적극적인 세일즈 외교를 통해 수출과 투자를 늘리고 첨단 과학 기술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기업 중심, 민간 중심의 시장경제 기조를 튼튼히 세우고, 부동산 시장의 정상화를 추진하였으며, 미래세대를 위해 무분별한 방만 재정을 타개하고 건전 기조를 정착시켰습니다.
그리고 사회적 약자와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와 지원을 국가의 핵심 사회 정책으로 채택하여 정치 복지에서 약자 복지로 재정 지출 기조를 과감하게 전환했습니다.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과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시장경제 원리가 제대로 작동되어야 하고 공정하고 정당한 보상 체계가 갖추어져야 합니다.
이권 카르텔의 불법을 근절하여 공정과 법치를 확립하고, 특히, 부실 공사로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건설 카르텔은 철저히 혁파되어야 합니다.
투자의 걸림돌인 킬러 규제는 빠른 속도로 제거하고 나눠먹기식 R&D 체계를 개편하여 과학 기술 혁신을 추진할 것입니다.
과학 기술 경쟁력의 핵심은 바로 사람입니다. 결국은 인재를 키워내는 것입니다.
미래 성장 동력인 첨단 과학 기술에 과감하게 재정을 투입하고, 다양한 학문 분야가 협력하여 융합형 인재를 길러낼 수 있도록 고등교육을 빠른 속도로 혁신해 나가겠습니다.
아울러 교권이 존중받고 교육 현장이 정상화되도록 함으로써 학생들의 학습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도록 할 것입니다.
교육 현장에는 규칙이 바로 서야 하고, 교권을 존중하는 것이 바로, 규칙을 세우는 길입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는 자신의 당대에 국권을 회복할 가능성이 희박한 암흑의 시기에도 국민이 주인이 되는 나라,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자유를 찾아 출발한 대한민국의 여정은 지금 우리에게 자유와 독립뿐만 아니라 평화와 번영을 가져다주었습니다.
우리는 이제 세계시민의 자유, 평화, 번영에 책임있게 기여해야 하는 역사적 숙명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가 오래전 자유를 찾아 출발한 여정은 앞으로도 멈추지 않고 계속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제 우리의 여정은 과거와 달리 외롭지 않습니다.
전 세계 많은 친구들이 우리와 함께하고, 우리를 응원하고 있습니다.
자유를 찾아 고난과 영광을 함께한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이 모두 자랑스럽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