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9 선언이란 1987년 6월 민주항쟁 직후인 6월 29일에 당시 민주정의당 노태우 대통령 후보가 시민들의 직선제 개헌요구를 받아들여 발표한 특별 민주화 선언을 말한다.
장충체육관 간접선거로 대통령 자동승계가 가능했던 노태우의 이 6.29선언은 자칫 무정부상태로까지 치달을 뻔한 우리나라를 쾌도난마(快刀亂麻)를 끊는 솜씨로 오늘날 대한민국의 자유 민주주의를 앞당기는 결과를 남긴 것으로 역사에 기록되어 있다.
지금 제30대 서정일 총회장 자동승계를 앞둔 미주한인회총연합회(미주총연, 공동총회장 국승구·김병직 이사장 서정일)에서는 노태우의 이런 ‘6.29 선언’에 버금가는 ‘서정일 담화문’이 발표되어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해 2월 국승구·김병직 측 두 미주총연과 통합 합의서에 서명하고, 5월 라스베가스 총회에서 차기 총회장 자동승계를 인준 받았던 서정일 이사장은 “또 하나의 대승적인 결단을 내리고자 한다. 회원 여러분들이 허락해주신다면 총회장 자동승계가 아닌 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30대 총회장으로 여러분들의 평가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는 담화문을 8월 1일 회원 단톡방에 공지했다.
이 발표는 7월30일 콜로라도 덴버에서 국승구·김병직 공동회장과의 3자 회동 직후에 이뤄졌지만 이 회동 자체가 최근 불거진 ‘통합 파열음’에 대한 봉합 차원의 모임이라 그 배경을 두고 회원들 간 의견이 분분하다.
‘통합 파열음’이란 국승구 측이 먼저 김병직 측의 이경로 회칙위원장을 해임시킨 후 갑자기 서정일 측근으로 불리우는 장대현·김만중 회장을 제명시키고, 김병직 공동총회장 또한 제명하겠다고 엄포를 놓으면서 일어난 소위 ‘친위 쿠데타’를 말한다.
회원 일각에서는 같은 공동총회장 사이에 일어난 이 친위 쿠데타는 잘 짜여진 각본에 의한 것으로, 먼저 텍사스에서 회원 단톡방에 바람몰이를 하고, 덴버에서 치는 성동격서(聲東擊西) 전술로 보고 있다.
또한 ‘봉합 모임’이라 함은 김병직·서정일 측 회원들이 임시총회를 열고 국승구를 탄핵하겠다고 벼르고 있자 폴송 총괄수석부회장을 중심으로한 양측 인사들이 지난 주말 국승구 측 본부 사무실이 있는 덴버에서 가진 화합 모임을 말한다.
이 덴버모임에서는 김병직, 국승구 순으로 사과문을 발표하고 서정일 차기 총회장이 담화문을 발표하는 식으로 합의를 봤지만 국승구 측에서는 형식적이나마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선거를 통해 차기 총회장이 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고 한다.
서정일 차기 총회장 예정자에 의해 “선거관리위를 구성해도 괜찮다”는 담화문이 발표되자 회원 단톡방은 마치 호떡집에 불이 난 듯 의견 대립이 한창이다.
애초부터 통합합의서는 야합이고 서명한 8명은 미주판 을사오적이다고 주장했던 회원들은 “미주총연이 대 통합을 이루어 다시 하나가 되는 길은 직선제 밖에 없다”면서 환영하고 있고, 서정일 측 회원들은 합의서의 약속에 따라 당연히 자동 승계가 이루어져야 하며, 정명훈 측과의 통합은 서정일 총회장 체제에서 어떤 방법으로든 시도해도 된다는 분위기이다.
특히 서정일 측에서는 그동안 통합 약속을 지키지 않고 독선을 일삼은 국승구가 공동총회장인 이상 공정한 선거란 기대하기 어렵고 결국 공탁금 장사로 끝날 것이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수 차례에 걸쳐 미주총연 선거에 관여했던 필자 역시 만약 선거가 있다면 이번 선거 역시 혼탁한 선거가 되리라 예상한다.
하지만 우리는(모든 회원) 대의민주주의를 통한 미주총연 대통합을 위해 자신의 이익을 희생한 서정일 이사장의 결단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차기총회장 예정자의 대승적 결단으로 선거관리위원회가 구성되는 만큼 이참에 정명훈 측을 끌어들여 완전한 대통합을 시도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피력해 본다. 즉 판을 더 키워 보자는 것이다.
만약 정명훈 총회장이 현재 진행 중인 소송사건을 다 지우기로 서로 약속하고, 대통합 선거에 참여 한다면 선거권과 피선거권 문제가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국승구·김병직 측에서 서정일 이사장을 내세우기로 약속한 후보자는 두 명 뿐일 것이고, 투표권은 양측 회원들 모두에게 주어진다면 이 또한 아무 문제는 없다.
또한 최근 조직된 시민단체 격인 ‘풀뿌리 운동’에게 권위를 부여하고, 회원들을 대신하여 선관위와 함께 불법 혼탁 선거를 감시하게 하면 되겠다. 어차피 그들은 양 미주총연 재정을 감사하겠다고 벼르고 있지 않은 가.
서정일이 ‘대승적 결단’을 한 이상 이번엔 국승구·김병직과 정명훈 측이 대승적 결단을 할 차례이다.
국승구·김병직 측에서는 풀뿌리 운동 단체가 앞으로 미주동포사회를 감시하는 시민단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권위를 부여해주고, 정명훈 측에서는 이번 직선제 선거에 적극 참여하여 대통합의 마지막 기회를 살려 줬으면 한다.
서정일 이사장의 결단으로 불을 지핀 미주총연 대통합 시발점은 통합총연의 8월 17일 시카고 ‘상임 이사회’가 될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