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바이든·기시다 이어 극비리 방문…’중추국가’ 각인 1270조원 재건 협력 ‘쐐기 효과’도…”반등 모멘텀” 기대감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첩보물을 방불케하는 극비리 작전을 통해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했다. 현직 대통령이 우리 군 파병지가 아닌 전시국가를 찾은 것은 처음으로, 글로벌 중추국가라는 외교적 위상을 다지고, 최대 1270조원에 달하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의 토대를 단단하게 닦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110분간 정상회담을 갖고 안보·인도·재건 지원을 포괄하는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생즉사(生則死) 사즉생(死則生) 정신으로 연대하겠다”며 지원 의지를 명확하게 밝혔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안보 증진을 위해 방탄복·헬멧 등 군사물자를 지난해보다 더 큰 규모로 지원하고, 올해 1억5000만달러(1910억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약속했다. 또 한국 재정당국이 배정해 둔 1억 달러(1273억원) 사업기금을 활용해 인프라 건설 등 양국 간 협력사업을 신속히 발굴하고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우크라이나 방문은 철통같은 보안 속에서 극비리에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공식 초청은 이미 받은 상태에서 최후까지 안전 문제와 방문 필요성을 놓고 고심했고, 막판 결단으로 우크라이나 방문이 실현됐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현직 대통령이 우리 파병군이 주둔하지 않은 전시국가를 찾은 것은 처음이었다.
외교가에서는 ‘글로벌 중추국가’로서의 외교적 입지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이라는 경제적 성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한-폴란드 간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양해각서'(MOU)에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과 직접 협력을 약속하면서 최대 1조달러(1270조원)에 달하는 재건사업 협력에 확실한 밑그림을 그렸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미국과 일본 정상에 이어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것은 ‘한미일 삼각공조’를 추구하는 우리 외교안보 노선을 대내외적으로 분명하게 알린 계기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이 취임 직후부터 자유·인권·법치 등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와의 연대를 추구하는 ‘자유와 연대’ 철학을 몸소 보여줬다는 의미도 있다.

하락세로 꺾인 윤 대통령의 지지율에 새로운 반등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여권 안팎에서 나온다.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전국 성인남녀 1001명을 설문한 결과 윤 대통령 지지율은 32%로 전주 대비 6%포인트(p) 하락해 올해 최대 낙폭을 기록했는데, 이는 우크라이나 관련 이슈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분석에서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윤 대통령이 방문한 우크라이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대통령이 모두 먼저 찾았던 곳으로 (윤 대통령이) 말로만 주요 7개국(G7), 주요 8개국(G8)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행동으로 대한민국의 외교적 위상을 보여줬다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신 교수는 “우리나라의 외교 전략이 (과거 전략적 모호성에서) 진영화로 노선을 확실하게 바꾼 것을 보여준 장면이기도 하다”면서 “대통령의 지지율 추세를 보면 부정이든 긍정이든 ‘외교’가 1순위인데, 우크라이나 방문은 화제성으로든 국내 정치용으로든 보수층을 결집하는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현지에서 화상으로 국내 집중호우 피해 점검 회의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한-우크라 정상회담을 마친 직후 우크라 현지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와 화상 연결해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호우 피해 상황과 대처 상황을 보고받고, 총력 대응을 지시했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서면 브리핑으로 전했다.
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태풍 ‘힌남노’가 내습했을 때 포항, 울산 지역에서 군 장비를 동원했던 사례를 참고해 군·경찰 등 정부의 가용 인적·물적 자원을 총동원해 인명피해를 최소화하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리투아니아·폴란드·우크라이나 순방을 끝내고 귀국하는 즉시 중대본 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도착한 직후에도 국내 집중호우 상황을 보고받고 총력 대응을 지시한 바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날 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언론발표에서 홍수와 산사태로 한국에서 22명이 사망한 데 대해 윤 대통령에게 애도를 표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서울·바르샤바=뉴스1) 최동현 기자,나연준 기자, 정지형 기자, 김민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