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6월 5일) 공식 출범하는 재외동포청호에 아직 선장이 결정되지 않아 혼선을 빚고 있다.
정부는 출범 한 달 전인 5월 9일 재외동포청 초대 청장에 심윤조(69) 전 새누리당 의원이 내정된 것으로 언론에 흘렸다.
심윤조 전 의원은 직업 외교관 출신으로 2014~2015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재외국민보호위원장을 지내면서 재외동포청 설치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정부(외교부)에서는 30년 외교관 경험과 함께 이런 경력들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몇 주가 흐르고 출범 일이 다가오는데도 불구하고 이상하리만치 공식 인준을 발표하지 않던 정부에서는 23일 “이기철 전 LA총영사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언론에 흘렸다.
복수의 대통령실 관계자에 의하면 신설 재외동포청장 인선이 막바지에 진행 중이고 이기철 전 외교부 재외동포영사대사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했다.
이기철 전 대사는 서울대 법학과와 미국 위스콘신대 대학원 행정학과를 졸업했으며 1985년 외무고시(19회)에 합격해 외교관 생활을 시작했다.
재외동포청장(차관급) 자리를 두고 부처 간 ‘밥그룻 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일단은 외교부에서 승리한 모습이다.
하지만 출범 1주일을 남겨 둔 시점에서도 청장이 발표되지 않는 것을 두고 “대통령실 내에서도 소위 끗발 싸움이 치열하고 있지 않나?” 하는 곱지 않은 시선도 쏠리고 있는 실정이다.
애초 초대 재외동포청장만큼은 ‘재외동포 출신’이 되길 원하고 있던 재외동포들은 재외동포청 출범 1주일을 앞두고도 초대 청장 인준을 하지 않고 있는 정부에 대해 잇달아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미주한인회총연합회는 5월 26일 공동총회장 국승구·김병직, 이사장 서정일 외 회원 일동 이름으로 이기철 재외동포청장 내정 환영 및 지지 성명서를 발표했다.
또 같은 날 세계한인여성회장협의회(WKWA 대표총재 조규자)에서도 지지 성명서를 발표했다.
세계한인여성회장협의회는 대표총재 조규자 외 회원일동 명의로 발표된 성명서에서 “재외동포와 함께한 경험과 연륜을 겸비한 이기철 내정자의 열정과 능력을 높이 평가한 윤석열 정부의 결정에 적극 지지합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협회는 전 세계 한인여성들 중에서 지도자 역할을 하는 회원으로 구성된 단체입니다. 어머니로서 우리 한인 자녀들을 키우고 훌륭한 세계 속의 한인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의 미래세대에게 재외동포청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 전 대사는 외교부 조약국장·국제법률국장·재외동포영사대사, 네덜란드 대사, LA 총영사 등을 역임했고 2018년 5월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사무총장에 취임했다.
LA총영사로 재임하면서 당시 한인사회의 큰 골칫거리였던 한미동포재단 내분 사태 해결에도 직접 관여했다. 비록 이 과정에서 공관의 지나친 간섭이었다는 비판이 있기도 하지만 미주동포사회와 동포언론들은 그의 해외 한인사회에 대한 이해도와 전문성을 기준으로 재외동포청장 발탁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하이유에스코리아 강남중 기자 acts29v2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