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메릴랜드주 내셔널하버에서 열린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폐막식에서 “미국을 파괴하려는 자들로부터 조국을 구하기 위한 장대한 투쟁을 하고 있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내년 대선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최대 보수 행사에 참석해 민주당원은 물론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공화당원까지 ‘세계주의 광신도’로 싸잡아 비판하며 존재감을 한껏 과시했다. 또한 자신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고 미국을 구할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금은 우리나라 역사에 가장 위험한 때이며 조 바이든이 우리를 망국의 길로 이끌고 있다”며 “바이든을 백악관에서 끌어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3차 세계대전을 치르게 될 것”이라며 자신이 이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고 주장했다. 이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원인이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군 실패에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을 직격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대통령 집무실에 도착하기 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벌어진 비참한 전쟁을 끝내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을 비판하는 공화당 내 세력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공화당을 “세계주의자, 국경개방 광신도들이 지배하고 있다”며 “결코 폴 라이언, 칼 로브, 젭 부시의 당으로 되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공화당원에 대해서는 이름만 공화당원이란 뜻의 ‘라이노스(RINOS)’라고 공격했다.
100분간 이어진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격정적인 연설에 청중들은 “4년 더”를 연호하며 화답했다. 트럼프의 대선 슬로건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Make America Great Again)’가 새겨진 모자를 쓴 지지자들도 눈에 띄었다.
공화당의 또 다른 유력 대선 후보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은 이날 행사에 불참했다. 로이터는 CPAC가 한때 공화당 최고의 행사였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를 독차지하면서 참석자 수가 현저히 줄었다고 전했다.
정윤영 기자, 김성식 기자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