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잠룡들이 본격적인 몸풀기에 들어갔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63)이 대선 출마를 시사하고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44)가 신간을 출간하면서다.
이외에도 잇단 출사표가 이어지며 경선 과열 조짐까지 보이자 공화당 지도부에선 사전에 경선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원팀 서약’을 받겠다는 발언도 나왔다. 반면 민주당은 조 바이든 대통령(80)의 재선 도전 선언이 나오지 않으면서 비교적 잠잠한 모습이다.
◇’세대교체론’ 내건 신인 등장에…’트럼프 대항마’ 펜스·디샌티스도 ‘출마설’ 솔솔
지금까지 대선 출마를 발표한 인물은 총 3명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가장 먼저 대선 출마를 선언했고 이달 들어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51·여)와 인도계 이민자 2세인 비벡 라마스와미(37)가 뒤를 이었다. 라마스와미는 바이오기업 ‘로이반트 사이언스’를 창업한 기업가다.
헤일리 전 대사는 대선 출마 선언 다음 날인 15일 자신의 지역구인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집회에서 “75세 이상 정치인은 정신 감정을 해야 한다”고 발언하며 ‘세대교체론’을 들고나왔다. 다분히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이다. 이에 대해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양당 차기 유력 대선주자 모두 나이가 너무 많다는 미국 내 여론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24일 NBC 방송에 출연해 대선 출마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올봄 (자신이) 매우 명확한 소명의식을 갖기를 가족들이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이어 “시대는 다른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며 “나는 2024년에는 우리가 내 오랜 러닝메이트보다 더 나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자신의 정치적 동지이자 유력 경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리더십을 직격한 셈이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28일 ‘자유로워질 용기’란 제목의 책을 출간한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공식 출마 선언을 하지는 않았지만 서적 출간을 시작으로 홍보 활동에 나서 사실상 대선 출마를 위한 정지작업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24일 디샌티스 주지사가 플로리다에서 주최한 행사에는 공화당 주요 인사와 당원 150여명이 모여들어 세를 과시하기도 했다. 가디언지는 디샌티스 주지사가 ‘인내심을 지녔다’며 플로리다주 의회가 휴회하는 오는 5월에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 조용한 바이든에 가라앉은 민주당 경선판…’백신 음모론’ 작가 등판
경선 불판이 달궈지고 있는 공화당과 달리 민주당 움직임은 아직 잠잠하다. 민주당 소속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직 재선 도전을 표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출마 선언이 늦어지자 그가 고령이기에 출마를 포기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 부인 질 바이든 여사는 27일 AP기자에게 바이든 대통령이 가까운 시일 내에 대선 출마를 공식 발표할 것이라며 이를 일축했다.
지금까지 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는 한 명에 불과하다. 2020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세계적인 자기개발서 작가인 마리안 윌리엄슨(70·여)이 그 주인공이다. 윌리엄슨은 24일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우리 역사의 비정상적인 한 장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시작을 열기 위해 대통령직에 도전한다”고 밝혔다.
윌리엄슨은 4년 전 민주당 대선 경선에 참여한 25명의 경선 후보자 중 한 명이었다. 그러나 열두 달 동안 이어진 여론조사에서 평균 한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며 2020년 1월 중도 하차했다. 민주당 경선 경기장엔 아직 바이든 전 대통령에 대항할 만한 중량감 있는 후보는 나타나지 않은 셈이다.
게다가 윌리엄슨은 현대 의학에 대해 비과학적인 발언을 자주 해 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윌리엄슨은 2019년 전후 자신의 저서와 인터뷰 등을 통해 우울증을 ‘사기’라고 규정하고 항우울증 약물이 과잉 처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홍역과 소아마비 예방접종을 의무화한 조치에 대해서도 2012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제약회사가 배후에 있다는 취지의 음모론을 제기한 바 있다.
김성식 기자 [email protected]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