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두고 도망칠 수 없었어요”
야생곰과 맞서 싸워 극적으로 살아남은 대학 레슬링 선수들의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19일 CNN에 따르면 와이오밍주 파월에 위치한 노스웨스트칼리지의 레슬링부 선수인 켄델 커밍스와 브래디 로우리는 사슴의 뿔을 채집하러 나섰다가 야생 회색곰을 맞닥뜨렸다.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 채집을 마친 후 차로 복귀하던 로우리는 커밍스에게 “땅에 곰 발자국이 있다”고 말했다. 그순간 나무 사이로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고 회색곰이 로우리를 덮쳤다.
로우리를 넘어뜨린 곰은 그의 몸을 사정없이 물어 뜯었다. 로우리는 “나는 몸을 공처럼 웅크렸지만 곰이 내 왼팔을 잡고 흔들어 부러뜨렸다”고 회상했다.
함께 있던 커밍스는 곰의 관심을 끌기 위해 소리를 지르고 주변의 물건을 던졌지만 효과가 없었다. 그는 곰에게 달려들어 곰을 발로 차고 털을 잡아 당겼다.
커밍스는 “친구를 잃고 싶지 않아 곰에게 달려들었다”며 긴급했던 상황을 떠올리며 데저레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커밍스는 곰을 로우리로부터 떼어냈지만 곰은 표적을 바꿔 커밍스에게 달려들었다. 곰은 그의 머리와 뺨을 물었다.
커밍스와 곰이 사투를 벌이는 동안 로우리는 통신 서비스가 제공되는 지역으로 이동해 911에 신고했다. 다른 레슬링부 동료 어거스트 해리슨과 오린 잭슨도 합류했다.
셋은 커밍스를 찾아 나섰고 곧 해리슨은 피에 흠뻑 젖어 산을 절뚝거리며 내려오는 커밍스를 발견했다. 로우리와 커밍스는 몬태나주 빌링스 병원으로 이송됐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로우리는 “지옥에서 돌아온 후 우리는 가장 친한 친구가 됐다”며 “레슬링 코치가 친구를 두고 도망가지 말라고 가르쳤다”고 말했다.
와이오밍 사냥·어업부(WGFD)는 “국유림 전역에 낮은 고도에서는 곰들이 활발히 활동한다”고 밝혔다.
댄 스미스 와이오밍주 코디의 야생동물 감독관은 “공격이 발생한 부근의 땅 소유주와 사냥꾼들의 말을 종합하면 6-10마리의 곰이 농경지와 낮은 고도 경사면 사이에서 출몰한다”고 보도 자료를 통해 설명했다.
이어 “WGFD는 어류 및 야생동물 관리국과 협력해 이 지역의 곰을 모니터링 할 예정”이라며 “공공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병찬 기자 [email protected]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