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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여왕 서거] “늙은X 죽었다”…축배 든 아르헨 기자, 아일랜드는 경적 울리고 떼창

아르헨티나의 한 기자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서거 소식이 전해지자 방송에서 축배를 들어 논란이다.

지난 9일 미국 뉴욕포스트,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TV 진행자이자 기자인 산티아고 쿠네오는 전날 생방송 도중 여왕의 서거 소식을 접하고 기뻐하며 축하했다.

이날 쿠네오가 앉은 테이블 위에는 샴페인이 들어 있는 아이스 버킷과 잔, 샌드위치 등이 올려져 있었다. 또 바닥에는 아르헨티나 국기 색을 상징하는 흰색과 파란색 풍선이 있었고, 테이블도 장식돼 있었다.

그는 웃으며 손뼉을 치기 시작했고, 샴페인 뚜껑을 따 잔에 따르면서 “늙은 X이 죽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영원히 끝났다. 마침내 그녀를 데려간 사탄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매체는 쿠네오가 아르헨티나인으로서 영국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냈다고 봤다. 앞서 아르헨티나는 여왕 재임 시기였던 1982년, 영국과 포클랜드 전쟁을 벌였다.

당시 아르헨티나는 포클랜드를 되찾아오겠다고 선언하며 침공했고, 영국은 즉각 무력 대응을 결정하고 군대를 파견했다. 이 전쟁은 2개월 만에 아르헨티나군의 항복으로 종료됐고, 현재 영국령으로 남아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쿠네오의 행동이 이해된다는 반응도 나왔지만, “쿠네오가 아르헨티나를 대표하지 않는다”며 여왕의 서거에 애도를 표하는 글이 이어졌다.

매체는 여왕의 죽음이 영국이나 영국 왕실에 반감을 품은 이들에게 웃음거리로 소비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과거의 사건에도 불구하고 아르헨티나의 외교부는 성명을 내고 “지금 이 순간 슬픔에 빠져 있는 영국 국민과 왕실과 함께하고 있다”고 추모했다.

전 세계 애도 속 아일랜드는 경적 울리고 떼창 ‘축제 분위기’

9일 아일랜드 내 실시간 트위터 트렌드는 ‘HERE WE GO’다. 한국어로 직역하면 ‘가보자고’라는 뜻으로, 아일랜드인들은 여왕의 사망 소식에 기뻐하며 해당 해시태그를 남기고 있다.

한 아일랜드인은 “밖에서 여왕의 죽음을 기념해 불꽃놀이를 하고 있다”며 폭죽이 쉴 새 없이 터지는 소리가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아일랜드인들이 이같이 반응하는 이유는 과거 영국과의 관계 때문이다. 아일랜드인들에게 “영국 사람 같다”고 말하는 것은 한국인에게 “일본인 같다”고 말하는 것과 비슷할 정도로 식민 지배 역사 탓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다.
먼저 1171년 헨리 2세의 침공으로 아일랜드는 영국 식민지가 됐다. 아일랜드와 영국의 악연은 헨리 8세부터 시작된다. 당시 성공회의 수장이었던 헨리 8세는 아일랜드 왕으로 올라 가톨릭을 차별하고 탄압했다.

이후 1649년, 영국인에겐 영웅으로 추앙받는 올리버 크롬웰은 독립을 원하는 아일랜드인을 남녀노소 상관없이 무차별적으로 학살했다.

18세기에는 영국인과 스코틀랜드인이 북아일랜드로 이주했는데, 영국인은 이들에게 막대한 토지를 분배, 대부분의 아일랜드인을 소작농으로 만들어 곡물을 수탈했다.

소작농이었던 아일랜드인들은 대기근을 맞닥뜨렸을 때 유일한 주식인 감자로 버텼다. 그러나 1845년 미국에서 시작된 ‘감자역병’으로 아일랜드인들 100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영국은 아일랜드의 도움 요청에도 제한적이고 미미한 규모로 대응했다.

소봄이 기자 [email protected]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