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들, 인플레가 최대 걱정이지만 민주주의도 생각했다.
9일 오전 미 전역에서 중간선거 개표가 이뤄지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 중반 실시된 11·8 중간선거 개표가 막판으로 치닫는 가운데 예상했던 ‘레드 웨이브(공화당 압승)’는 없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원은 예상대로 공화당이 탈환에 성공했지만, 상원과 주지사 선거는 민주당이 근소한 우위를 보이기도 하면서 참패는 면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민주당으로선 쥐고 있던 상·하원 중 한 곳을 확실히 내주게 된 데다, 하원 권력 약화로 일정 부분의 국정동력 상실은 불가피하다는 점은 남은 2년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에디슨리서치 조사 결과 응답자의 약 30%는 인플레이션을 이번 중간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로 꼽았다. 다음으로는 낙태(약 27%)였고, 범죄, 이민, 총기 정책 등이 약 10%를 차지하며 뒤를 이었다.
유권자들은 최대 관심사로 ‘경제’를 꼽았지만, 유권자들은 ‘경제 심판론’과 ‘민주주의의 미래’ 사이에서 치열한 고민 끝에 한 표를 행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 하원, 4년 만에 공화당 탈환
미 언론들은 공화당의 하원 탈환을 일제히 전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동부시간 9일 새벽 3시를 기준으로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이 될 확률이 83%라고 내다봤다. 구체적으로는 공화당이 224석, 민주당이 211석을 가져갈 것으로 예측했다.
공화당이 하원을 탈환하면 2018년 이후 4년 만에 다시 다수당 자리에 오르는 것이다.
미국에서 하원은 예산법안 우선심의권, 탄핵소추권 등을 행사한다. 로이터통신은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한 바이든 대통령이 중점적으로 추진할 낙태 법안에 제동이 걸리고, 이민과 예산 등 공화당 관심 사안이 주력으로 부상하리라 전망했다.
◆ 상원 49대 49 양분 속 격전지 2곳 초박빙, 내달 6일 조지아 결선에서 결판난다.
상원 의석은 100석 중 일단 민주당이 49석, 공화당이 49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팽팽한 긴장을 유지하고 있다. 기존에도 의석 배분은 50대 50으로 양분됐었다.
민주당으로선 공화당이 점유해온 펜실베이니아 의석을 가져온 것이 ‘신의 한수’였다. 이제 관심은 네바다와 조지아로 집중된다. 조지아와 네바다는 현역 민주당 의석이지만, 공화당이 탈환을 노려온 격전지다.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공화당 우세였다.
조지아는 95% 개표에도 50% 이상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내달 6일 결선이 사실상 확정되는 분위기다.
◆ 주지사 선거는 36곳 중 18곳 민주 우위
민주당은 기존 공화당이 점유하던 △매사추세츠와 △메릴랜드를 탈환하고, △콜로라도 △캘리포니아 △코네티컷 △하와이 △일리노이 △미시건 △미네소타 △뉴욕 △펜실베이니아 △로드아일랜드 △메인 △뉴멕시코 △위스콘신을 수성했다.
이 밖에 △애리조나와 △캔자스 △네바다 △오레곤 4개주가 경합주로 분류되고 있지만, 네바다를 제외한 3곳에서 민주당이 우세를 보이고 있다.
공화당은 △앨러배마 △아칸소 △플로리다 △아이오와 △아이다호 △네브래스카 △뉴햄프셔 △오하이오 △오클라호마 △사우스캐롤라이나 △사우스 다코타 △테네시 △텍사스 △버몬트 △와이오밍 △조지아 16곳에서 당선을 확정 짓고 있으며, △알레스카도 51.73% 득표율로 리드 중이다.
◆ 뉴욕서는 민주당이 싹쓸이…척 슈머 상원의원·캐시 호컬 주지사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뉴욕주 상원의원 재선에 성공했다. 이로써 슈머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뉴욕에서 가장 오래 재임한 상원의원이 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선거로 그는 5선 상원의원이 된다.
슈머 의원은 1998년 선거에서 54.6%의 득표율로 당선되며 상원에 입성했다. 1974년 뉴욕 하원의원에 출마해 정치 생활을 시작한 그는 50년 가까이 미 의회에서 활동하며 뉴욕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했다.
전임자의 사임으로 1년간 뉴욕 주지사를 맡아온 민주당의 캐시 호컬도 접전 끝에 당선됐다.
호컬 주지사는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 주지사가 성추행 의혹으로 사임한 뒤 지난해 8월부터 주지사를 맡아왔다. 뉴욕주에서 여성 주지사가 나온 건 전례 없는 일이었다.
◆ 앤디 김, 뉴저지주 3선 쾌거…한국계로서 26년 만
한국계 앤디 김(40) 민주당 하원의원이 3연임에 성공했다.
김 의원은 이날 뉴저지주 제3의회 선거구에서 54.9% 득표율을 기록하며 밥 힐리 주니어 공화당 후보를 제치고 10%포인트(P) 차로 제치고 당선됐다. 김 의원의 3선 쾌거는 한국계로는 1996년 김창준 전 하원의원 이래 26년만에 처음이다. 김창준 전 의원은 1993년부터 2000년까지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을 지냈다.
◆ 美 최초 레즈비언 주지사 탄생
매사추세츠주 검찰총장 출신 힐리 당선인은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공개적으로 밝힌 여성 정치인이다. 이미 지난 2014년 매사추세츠주 검찰총장으로 당선됐을 당시에도 미국 최초 동성애자 검찰총장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로써 매사추세츠는 공화당 소속인 찰리 베이커 전 주지사의 8년 통치를 끝내고 민주당 텃밭으로 전환했다. 또 힐리 당선인은 매사추세츠주의 첫 여성 주지사다.
◆ ‘Z세대가 온다’…25세 청년 플로리다 하원의원 당선
미국 Z세대 일명 ‘젠지'(GenZ)를 대표하는 하원의원도 플로리다에서 탄생했다. 1997년생 올해 25세 사회운동가 출신 맥스웰 프로스트 민주당 후보다.
프로스트 후보는 후보 시절 더욱 엄격한 총기 법안과 ‘모두를 위한 의료’ 그리고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보다 강력한 조치와 같은 정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한편 프로스트 후보와 젠지 동갑내기로 알려진 카롤리네 리빗 공화당 후보는 현재 뉴햄프셔주 제1의회 선거구에서 크리스 파파스 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그가 당선된다면 미 의회 최연소 여성 의원이자 Z세대 최초 의원 중 한명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예슬 기자,이서영 기자,정윤미 기자,최서윤 기자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