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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아리가 깨지기 전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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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들었지?”…3500년 고대 항아리, 4살 꼬마 호기심에 와장창

헤이트 박물관을 방문한 4살 아이가 항아리를 잡아당겨 떨어뜨리며 깨졌다.

<<이스라엘 헤이트 박물관 "파손 의도 없어 처벌 않기로">>

이스라엘의 한 박물관에서 3500년 된 고대 항아리가 4살 아이의 호기심에 산산조각 났다. ‘아이의 실수’라며 이 가족을 다시 박물관에 초청하는 너그러운 대처가 이목을 끌고 있다.

28일(현지시간) CNN과 BBC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이스라엘 하이파의 헤이트 박물관을 방문한 4살 아이가 박물관 입구 근처에 있던 항아리를 잡아당겨 떨어뜨렸다.

이 항아리는 기원전 2200년에서 1500년 사이 청동기 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와인이나 올리브 오일과 같은 액체를 보관하고 운반하는 데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 시기에 제작된 항아리들은 대부분 부서진 채로 발굴됐으나, 이 항아리는 온전한 모습으로 발견됐다는 점에서 유물적인 가치가 있었다.

아이의 아버지는 “아들이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궁금해서 병을 살짝 잡아당겼는데 병이 떨어졌다”며 “내 아이가 저지른 짓이라고 믿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두려움에 사로잡힌 아이는 울기 시작했고, 아버지는 바닥에 흩어진 항아리 조각을 보며 어떻게 상황을 처리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아이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우선 아이를 진정시킨 뒤 경비원에게 가서 사실을 털어놨다.

그러나 박물관의 대처는 놀라웠다. 아이의 아버지는 “박물관은 우리에게 벌금을 부과하거나 처벌하는 대신, 우리에게 다시 박물관을 방문하라고 권했다”고 전했다.

박물관장인 인발 리블린은 성명을 통해 “전시품이 의도적으로 손상된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는 경찰을 개입시키는 것 등 매우 심각하게 대응한다”며 “하지만 이 사건은 그런 상황이 아니었다. 박물관을 방문한 어린아이가 실수로 항아리를 손상시켰고, 그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물관은 보존 전문가와 협력하여 항아리를 수리하기 시작했다. 리블린 관장은 “박물관은 아무런 방해 없이 고고학적 발견물을 경험하는 특별한 매력을 지닌다”며 “그리고 항아리와 관련된 유례 없는 사건에도 불구하고, 헤흐트 박물관은 이 전통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아이의 아버지는 BBC에 “(항아리가 수리되더라도) 이전과 같은 물건은 아닐 것”이라며 죄송함을 전했다.

김예슬 기자<기사제공 = 하이유에스 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