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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텔레그램 창업자 체포, 대기업 수장 협박 시도”, 두로프는 100명 자녀 둔 억만장자

러시아 크렘린궁은 27일 텔레그램 창업자 파벨 두로프가 프랑스에서 체포된 것에 대해 “통신의 자유를 제한하려는 직접적 시도이며, 심지어 대기업 수장을 직접 협박하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화상 브리핑에서 “혐의가 매우 심각한데, 그보다 더 심각한 증거가 필요하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러시아의 마크 저커버그’로 불리는 두로프는 지난 24일 프랑스 파리 르부르제 공항에서 체포됐다. 두로프는 텔레그램이 돈 세탁과 마약 밀매 등 각종 범죄에 악용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조치 없이 방조한 혐의를 받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와 함께 두로프의 구금에 정치적 동기가 없다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미국이 프랑스를 통해 텔레그램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하려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는 두로프가 러시아 시민권자인 만큼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그가 프랑스 시민권을 갖고 있는 것이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두로프는 미 경제잡지 포브스 추산 재산이 155억 달러(약 20조 6000억 원)에 달하는 억만장자기도 하다.

두로프는 1984년 러시아에서 태어났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형인 니콜라이 두로프와 함께 수학 천재로 불렸다고 한다. 또 코딩에도 재능을 보였다. 이후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대학교에 진학했다.

두로프가 정보기술(IT) 업계에 혜성처럼 떠오르게 된 건 대학을 갓 졸업한 2006년부터다. 그는 2006년 러시아에서 SNS 플랫폼 프콘탁테(VKontakte·VK)를 설립했다. 이에 ‘러시아의 저커버그’로 불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두로프는 러시아 정부와 갈등을 빚으면서 그의 고국을 떠나게 된다. 2014년 러시아 정부가 VK의 야당 커뮤니티를 폐쇄하고, 앱 사용자의 암호화된 데이터를 제공하라고 요구하면서다. 그는 러시아 정부의 요구에 불응했다.

이후 그는 2013년 자신의 형 니콜라이 두로프와 함께 텔레그램을 창업했다. 자유주의자답게 높은 보안성과 익명성을 보장했다.

이같은 장점에 힘입어 텔레그램은 전 세계적인 SNS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현재 텔레그램은 전 세계적으로 9억 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 중이다. 특히 검열이 심한 일부 지역에서 반정부 민주화 운동 세력의 소통 도구로 이용됐다.

두로프는 텔레그램을 만든 이후 “정부 당국자를 포함한 제3자에게 단 1바이트(byte·컴퓨터가 처리하는 정보의 기본 단위)의 이용자 데이터도 공개하지 않았다”고 2015년 밝혔다.

그는 최근엔 “100명이 넘는 생물학적 아이가 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영국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두로프는 지금까지 12개국 수십 쌍의 부부에게 대량으로 정자를 기부해 100명 이상의 유전적 자손을 낳았다.

두로프는 “정자를 기증하는 것이 ‘시민적 의무’ 중 하나라고 느꼈다”면서 “내 생물학적 자녀들이 서로를 더 쉽게 찾을 수 있도록 DNA를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싶다. 물론 위험도 있지만, 기부자로 나선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 CNN은 두로프에 대해 “마크 저커버그의 천재성, 잭 도시와 일론 머스크의 기괴한 생활 습관, 자유주의적 성향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두로프는 아랍에미리트(UAE) 여권도 소지하고 있다.

조소영 기자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 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