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안전 보장 조치 강구…피해 접수는 아직">>
중동에서의 확전 위기는 이스라엘 군이 지난달 30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헤즈볼라의 작전 책임자를 살해한지 하루만에 이란 테헤란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를 암살하면서 촉발됐다.
이에 대해 이란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이스라엘에 대한 ‘피의 보복’을 천명했고, 미 정보당국 등은 이란과 헤즈볼라가 향후 24~48시간 이내에 보복 공습을 시작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확전 위기가 고조되자 미국과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은 중동 지역에서 자국민 대피령 권고를 발령한 상태다.
우리 정부 역시 확전 우려에 따라 중동 지역 내 체류 중인 교민들에게 출국을 재차 권고 중이다.
외교부는 5일 기준, 이스라엘에 체류 중인 교민이 550여명, 레바논에서 120여명, 이란에는 110여명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접수된 우리 국민의 피해는 없다”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또한 “정부는 최근 중동 상황 관련 우리 국민 안전을 위해 다양한 안전 조치를 강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레바논 국경 마을 공습…구급 대원 등 2명 사망>>
레바논 보건부가 5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구급대원 1명을 포함해 2명의 레바논인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하마스 정치 지도자 살해로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다짐한 상황에서 양국 국경 최전선 마을에서 무력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레바논 보건부는 성명을 통해 “(마이스 알자발) 마을의 묘지 근처에서 일어난 적의 공습으로 두 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레바논 국영 통신사인 NNA는 “오늘 아침 마이스 알자발 공습에서 두 명이 사망했다”면서 “죽은 두 순교자 중 한 명은 리살라 스카우트 구급대원이었다”고 전했다.
마이스 알자발 마을은 이스라엘 국경에서 2㎞도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이란 대통령 "이스라엘, 큰 실수 저질렀다…책임 안 물을 수 없어">>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최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하마스) 수장인 이스마일 하니예를 암살하는 “큰 실수”를 저질렀다고 언급하면서 “이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튀르키예 국영 통신사인 아나돌루 아잔시(AA)에 따르면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날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이란을 공식 방문한 아이만 사파디 요르단 외무장관과의 회담에서 이 같이 말했다. 요르단 외무장관이 이란을 공식 방문한 것은 2015년 이후 처음이다.
근래 취임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새 정부 외교 정책은 “지역 및 전 세계의 평화와 평온, 안정을 확대하고 강화하는 것”이라면서도 ‘하니예 암살 사건’을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지난달 31일 사망한 하니예는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취임식을 위해 이란을 방문했다가 암살당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란은 모든 이슬람 국가들이 이러한 범죄를 강력히 규탄할 것을 기대한다”며 “하니예 암살 사건은 답변이 없는 채로 남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암살 주체인 이스라엘을 겨냥, 명확한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그는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침략과 범죄를 막기 위해 이슬람 국가들 간 단결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이란 "전면전 촉발해도 상관없다"…미국 요청에도 '대화 거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날(3일) 이란 측은 아랍 외교관들에게 이같이 입장을 밝히며 이스라엘에 대한 강력한 보복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미국과 아랍 외교관들은 이란과 이스라엘 간 긴장 완화를 위해 이란과 헤즈볼라(레바논 무장정파)에 대화를 시도했으나 이들은 대화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진다.
중동 지역은 현재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레바논 무장정파(헤즈볼라) 최고위급 지휘관 푸아드 슈크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하마스)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연이어 사망한 가운데 이들 암살 주체로 이스라엘이 지목돼 있다.
헤즈볼라, 하마스 등 이란이 지원하는 반(反)미국·이스라엘 연대인 ‘저항의 축’이 분노에 들끓고 있고 특히 이란의 경우, 하니예 사망이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벌어지면서 자존심이 단단히 상한 상황이다.
미국은 이스라엘에 군사적 긴장 완화를 압박하는 것은 물론 유럽을 비롯한 다른 파트너 정부들에 ‘확전을 자제하라’는 메시지를 이란에 전달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은 이란이 어떤 공격을 하든 대응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는 한편, 이란이 자제력을 보일 시, 이란 신임 대통령의 ‘서방과의 관계 개선’ 노력이 ‘더 나은 기회’를 가질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다 한다.
정윤영,권영미,조소영 기자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 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