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비무장지대(DMZ)에 대규모 장벽을 건설했다고 BBC가 21일 보도했다.
BBC는 최근 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다며 이는 정전협정에 위반될 수 있다고 전했다.
위성 사진 분석 결과, 문제의 구조물은 지난해 11월에는 없었다. 이후 건설된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 본부를 둔 북한 뉴스 전문 매체 NK뉴스의 특파원 슈레야스 레디는 “북한이 국경을 따라 군사 주둔과 요새를 강화하기 위해 구조물을 설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산 정책 연구원의 양욱 박사는 “1990년대 북한은 전쟁이 발발할 경우 탱크의 진격을 막기 위해 대전차 장벽을 세웠다. 하지만 최근 벽은 대전차 장벽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장애물이 아니라 지역을 나누기 위한 것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고려대 국제안보학과 반길주 교수는 “북한이 남한의 군사 활동을 감시하고 탈북자들을 찾아내기 위해 감시소를 설치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전략국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아시아 및 한국 담당 수석 부소장은 “비무장지대에 구조물을 건설하는 것은 이례적이며, 사전 협의가 없으면 정전협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군이 지난 20일 또 다시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왔다가 우리 군의 경고 방송·사격 등 대응 후 퇴각했다. 근 2주 사이 MDL을 3차례 침범한 것이다.
21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20일 오전 11시쯤 중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안에서 작업을 하던 북한군 여러 명이 MDL을 침범했고, 우리 군의 경고 방송·사격 이후 북상했다.
북한군은 MDL 인근 전선 지역 일대에서 불모지 조성, 지뢰 매설, 전술도로 보강, 대전차 방벽으로 보이는 미상 구조물 설치 등 다양한 형태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북한군은 지난 9일과 18일에도 MDL을 넘어왔다가 우리 군의 대응 후 북쪽으로 다시 올라갔다. 당시 MDL을 침범한 북한군 규모는 각각 20~30명으로, 대부분 도끼와 곡괭이 등 작업 도구를 들고 있었다.
우리 군은 북한군이 작업을 하던 중 길을 잃어 MDL을 단순 침범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형기, 박응진 기자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 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