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일만에 막대한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하는 윤 대통령
박정희 전 대통령 석유발표의 데쟈뷰?
“개당 1천억 시추공 최소 5개 뚫어야…내년 상반기 결과나와”
결국 석유·에너지 관련 주가만 급등?
1976년 1월 15일,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영일만 부근에서 석유가 발견 됐다고 청와대 연두 기자회견에서 발표하여 국민들을 깜짝 놀라게 했지만 화강암으로 막힌 지하 1400M에서 석유가 나올 수 없다는 것으로 판명되어 다시한번 국민들을 실망시킨 적이 있다.
포항에서 추출됐다는 기름도 원유가 아닌것으로 판명되어 한바탕 소동으로 막을 내렸지만, 당시 1차 오일쇼크(1973~1974년)로 경제적 고통을 받던 국민들에게는 이중고가 되기도 했다.
그로부터 48년이 지난 2024년 6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은 긴급 기자회견에서 “정부와 관련 기관이 영일만 일대의 해저 지질을 조사한 결과, 상당한 양의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혀 온나라가 발칵 뒤집혔다.
주가 또한 석유·에너지 관련 기업들이 단숨에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3일 오전, 한국석유는 가격제한폭(29.98%)까지 오른 1만7950원에 거래되고 있고, 한국ANKOR유전은 17.20%, 대성에너지는 11.99% 오른 가격에 거래 중이다. 한국가스공사는 6.88% 오른 3만1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정 브리핑에서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으며 산업통상자원부에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에 대한 탐사 시추 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히면서 “국민 여러분들게 이 사실을 보고드리자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이날 밝힌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리나라는 1966년부터 해저석유 가스 탐사를 꾸준히 시도해 왔다”며 “그 결과가 90년대 후반에 4500만 배럴의 동해 가스전을 발견해서 3년 전인 2021년까지 상업 생산을 마친 바 있다”
“우리 정부 들어와서 지난해인 2023년 2월 동해 가스전 주변에 더 많은 석유 가스전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하에 세계 최고 수준의 심해 기술 평가 전문기업인에 물리탐사 심층 분석 맡겼다”며 “최근에 최대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90년대 후반에 발견된 동해 가스전의 300배가 넘는 규모이고 우리나라 전체가 천연가스는 최대 29년 석유는 최대 4년을 넘게 쓸 수 있는 양이라고 판단된다”
“심해 광구로는 금세기 최대 석유 개발 사업으로 평가받는 남미 가이아나 광구의 110억배럴보다도 더 많은 탐사 자원량이라고 할 수 있다”, “최소 5개의 시추공을 뚫어야 하는데 한 개 당 1000억원이 넘는 비용 든다”
“세계 최고의 에너지 개발 기업들도 벌써부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발견이 현실화하면 에너지 자립도 향상과 경제적 이익 창출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 저는 오늘 산업통상자원부에 동해 심해 석유 가스전에 대한 탐사 시추 계획을 승인했다”
“사전 준비 작업을 거쳐 금년말에 첫 번째 시추공 작업이 들어가면 내년 상반기까지는 어느 정도 결과 나올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께서는 차분하게 시추 결과를 지켜봐 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이와 같은 대통령의 발표가 있자 일각에서는 “그간 자원탐사 기술에 많은 진전이 있었기에 이번 물리탐사 결과는 당시보다 훨씬 정확할 것이라 생각되지만, 아직 탐사 단계인데 대통령이 나서서 ‘자원 발견’을 발표한 부분은 너무 서두런 느낌이다”라고 매우 조심스런 반응이 나오고 있다.
또한 지난달 30일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판결이 나온지 나흘 만에 나온 대통령의 긴급 발표를 두고, “석유·가스 사업과 관련이 깊은 SK그룹 주가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는 의심스런 눈치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재계에서는 항소심 재판부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35%에 해당하는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결론 내자, 4조원대인 최 회장의 보유 재산 중 가장 비중이 크고 현금화하기 쉬운 재산은 SK㈜ 주식이어서 최 회장이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이 재산분할 재원을 마련할 지 주목하고 있다.
SK그룹의 석유·가스 관련주는 SK디스커버리, SK가스, SK케미칼 등이다.
(서울 = 하이유에스코리아) 강남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