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 7일 하루 동안 사람들 입에 가장 많이 이름이 오르내린 이는 대통령도 인기 연예인도 아닌 위르겐 클린스만 국가대표팀 축구 감독이다.
클린스만 본인이 평생 들었던 욕보다 더 많은 욕을 이날 들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 4강에서 한수 아래로 여겼던 요르만에 0-2로 완패했다.
점수도, 경기 내용도 완전히 졌으며 요르단 맞춤형 전술도 찾아볼 수 없었다.
김민재가 빠진 수비진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상대 공격 전술에 따른 변화된 수비 전술을 90분 내내 단 한 번도 보여주지 못했다.
이에 팬들은 ‘클린스만’ 즉각 경질, 나아가 정몽규 축구협회장 책임론까지 제기했다.
이런 분위기를 아는지 모르는지 클린스만 감독은 “이제 2026월드컵을 준비하겠다”고 밝혀 활활 타오르는 분노의 불에 기름을 끼얹었다.
축구계 일각에선 클린스만의 자신감이 엄청난 연봉과 그보다 훨씬 많은 위약금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클린스만의 계약조건을 공개되지 않았지만 ‘연봉 29억원’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대기업 총수와 맞먹는 초고액 연봉에 대해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는 자신의 SNS에 “축구 감독이 돈을 많이 받는 이유를 알 것 같다”고 했다.
즉 “경기에서 지면 인간 취급도 안 한다”는 것으로 “저리 욕을 먹고 살겠나 싶다”며 어지간한 사람이라면 당장 그만둘 것이라고 클린스만 감독 옆구리를 찔렀다.
축구 해설가인 박문성씨는 YTN과 인터뷰에서 “계약서에 구체적인 내용이 어떻게 쓰여 있는지는 모르지만, 계약기간이 남아 있음에도 감독이 먼저 그만두겠다고 하면 위약금이 발생하지 않지만 협회가 자르겠다고 하면 협회가 위약금을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위약금이 얼마인지, 어떠한 비용이 따를지는 모르겠지만 적게 막을 수 있는 것을 나중에 너무 크게 막을 수도 있다”며 위약금을 무는 한이 있더라고 당장 경질하는 것이 옳다고 했다.
한준희 대한축구협회(KFA) 부회장은 7일 YTN과의 인터뷰를 통해 KFA 내부 분위기를 들려줬다.
먼저 그는 “제가 KFA 부회장이다 보니, 자의적으로 또 독단적으로 ‘아무 말 대잔치’를 할 수 없단 것을 양해 바란다”면서도 “클린스만 감독이 ‘(한국) 들어가서 분석하겠다’고 했는데, 분석의 최우선 대상은 클린스만 감독 자신”이라고 쓴소리를 참지 않았다.
그러면서 “새벽에 (4강) 경기가 끝난 직후 몇 분과 이야기를 했다. 절차에 따라 클린스만 감독 이하 모든 선수단의 운영 체계, 전술, 전략 등에 대해 엄정하고 냉정한 분석과 평가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단 클린스만 감독은 “지금 당장 해야 할 것은 한국으로 돌아가 세밀하게 분석하고 더 보완하는 것”이라며 사임 거부를 시사했다.
결국 KFA가 결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다. 칼자루를 쥐고 있는 사람은 KFA 최고 권위자 정몽규 회장이다.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기사제공 = 하이us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