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가 메릴랜드주의 새로운 이민자 보호 법안인 ‘공동체 신뢰법(Community Trust Act)’이 연방 정부의 이민법 집행을 불법적으로 방해하고 미국 헌법을 위반했다며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법무부는 메릴랜드주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며 메릴랜드주와 앤서니 브라운 주 법무장관을 피고로 지정했다. 법무부는 소장에서 메릴랜드주의 이민자 보호 정책이 미국 헌법의 최고법 조항(Supremacy Clause)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 조항은 연방법이 주법보다 우선한다는 원칙을 담고 있다.
법무부 측은 소송을 통해 “특정 지역이 연방 이민 집행관으로부터 불법 체류자를 보호하기 위해 법을 제정하는 것은 연방법 위반일 뿐만 아니라 미국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무시하는 행위”라며 법원에 해당 법의 효력을 영구적으로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실제로 우스터 카운티 교도소 측이 이 법을 근거로 연방 이민세관집행국(ICE)의 구금 인도 요청이나 수감자 석방 일정 통보를 거부하면서 연방 당국과 직접적인 마찰이 발생한 것이 갈등의 발단이 됐다.
이 법안은 주 및 지역 경찰이 연방 이민세관집행국의 이민 단속 업무에 협조하는 것을 엄격히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에 따라 메릴랜드주 내 9개 보안관 사무실이 기존에 ICE와 맺고 있던 단속 협력 계약을 즉시 해지해야 했다.
법안에 따르면 구금된 인물이 중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거나, 메릴랜드 교도소에서 최소 12개월 이상 수감된 이력이 있거나, 성범죄자로 등록된 경우, 또는 타주에서 최소 5년 이상 수감 생활을 마친 경우에만 이민 당국에 연락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법무부는 이러한 조치가 지역 교도소와 경찰의 협력을 차단하고 대통령의 행정 권한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이번 소송은 연방 이민 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트럼프 행정부와 민주당의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 간의 정치적 대립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웨스 무어 주지사 측의 리안 레이크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진행 중인 재판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은 어렵다”면서도 “이 법이 연방 이민 집행국과의 조율을 전면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공공 안전을 높이는 조율은 협력하겠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훈련받지 않고 책임감 없는 ICE 요원들이 우리 지역 경찰을 이민 단속 업무에 징발하는 것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 소속의 조슬린 페냐멜닉 주하원의장 역시 “트럼프-밴스 행정부가 법무부를 대규모 추방 정책에 협조하지 않는 주들을 공격하기 위한 정치적 무기로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민자 권익 단체 ‘CASA’의 조지 에스코바르 집행이사도 “이번 소송은 학교와 이웃, 지역 경찰서를 트럼프 대통령의 공포 정치 연장선으로 만들기를 거부한 메릴랜드주를 처벌하려는 나약한 정치적 압박”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공화당 의원들은 입법 단계부터 이 법안이 연방 정부의 법적 도전을 받아 공공 안전을 약화시킬 것이라며 격렬히 반대해 왔다. 제이슨 버클 주하원 공화당 대표는 성명을 통해 “공화당이 입법 과정에서 이미 경고했듯, 메릴랜드 민주당의 ‘피난처 주’ 집착이 결국 공공 안전을 위협하고 연방 정부의 소송을 자초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강하게 공세를 펼쳤다.
한편 메릴랜드주 법무장관실은 이번 소송과 관련해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
하이유에스코리아 윤영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