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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24시간 거래 시대 개막…고환율 해법 될까, 변동성 키울까

오는 7월 6일부터 국내 원·달러 외환시장이 평일 24시간 거래 체제로 전환된다. 서울 외환시장이 개장한 지 26년 만에 가장 큰 변화로 평가받는 이번 제도 개편은 한국 외환시장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고환율을 단기간에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과 함께 초기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달러 현물환 시장은 앞으로 뉴욕 서머타임 기준 월요일 오전 6시부터 토요일 오전 6시까지 연속 운영된다. 기존에는 오전 9시부터 다음 날 새벽 2시까지만 거래가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사실상 글로벌 금융시장과 동일한 시간대에 거래가 이뤄진다.

이번 제도 개편의 가장 큰 목적은 외국인 투자자의 편의성을 높이는 데 있다. 그동안 해외 투자자들은 한국 증시가 마감된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큰 변수가 발생해도 원화를 즉시 거래하기 어려웠다. 앞으로는 미국과 유럽 금융시장이 움직이는 시간에도 국내 원화 거래가 가능해져 해외 자금의 국내 유입 환경이 한층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2분기 평균 환율은 1,500원을 넘어섰고, 지난달 평균 역시 1,520원대를 기록했다. 미국의 고금리 기조와 강달러 현상,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순매도,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특히 올해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대규모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상승에 따른 포트폴리오 재조정과 글로벌 자산 배분 전략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면 달러 수요가 증가하고 원화 가치는 약세를 보이면서 환율 상승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정부는 24시간 거래 체제가 정착되면 외국인 투자 저변이 확대되고 장기 투자자금 유입도 늘어나 환율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수출기업과 수입기업 역시 미국의 금리 발표나 국제 정세 변화 등으로 새벽 시간 환율이 급변하더라도 즉시 환전이나 환위험 관리가 가능해져 기업들의 환차손 위험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야간 시간에는 거래 참여자가 적어 유동성이 낮기 때문에 예상보다 작은 거래에도 환율이 크게 움직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초기에는 해외 금융시장 뉴스 하나에도 환율이 크게 출렁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결국 환율은 거래 시간이 아니라 달러 수급과 미국 금리 정책, 국내 경제 성장률, 외국인 투자 흐름 등 경제 펀더멘털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거래시간 확대만으로 고환율이 빠르게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것이 금융권의 공통된 시각이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한국 외환시장의 국제 신뢰도를 높이고 글로벌 금융시장과의 연결성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해외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높아지면 향후 한국 증시의 선진시장 편입 가능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24시간 외환시장은 고환율을 해결하는 만능 해법이라기보다 한국 금융시장의 경쟁력을 높이는 제도적 기반”이라며 “초기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의 투명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착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