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유에스코리아뉴스
모닝뉴스

공시가 325억 청담 에테르노, 왜 29채만 분양했을까…49층 아파트에도 숨겨진 이유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 에테르노**가 2년 연속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 1위를 기록하면서 초고가 하이엔드 주거시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공시가격보다도 **왜 30채가 아닌 29채만 공급했는가** 하는 점이다. 비슷하게 서울의 재건축 아파트를 보면 최고 층수가 대부분 **49층**에 머무는 경우가 많은데, 이 역시 관련 법규와 사업성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6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에테르노 청담** 전용면적 464.11㎡의 공시가격은 **325억7000만 원**으로 전국 공동주택 가운데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전국 최고 공시가격이다. 분양 당시에도 3.3㎡당 약 2억 원 수준의 분양가를 기록하며 국내 최고급 주거시설 가운데 하나로 주목받았다.

에테르노 청담은 총 **29가구**만 공급됐다. 이는 단순히 규모를 줄인 것이 아니라 현행 주택 공급 제도를 고려한 결과다. 업계에서는 이를 ’30채 룰’이라고 부른다.

현행 제도에서는 공공택지나 투기과열지구 등 일정 지역에서 **30가구 이상**을 공급하는 경우 공개 청약과 분양가상한제 등 각종 규제를 적용받을 수 있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 지방자치단체 분양가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분양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에 시행사가 원하는 가격을 자유롭게 책정하기 어렵다.

반면 **29가구 이하**로 공급하면 이러한 규제를 상당 부분 피할 수 있다. 공개 청약 의무가 적용되지 않는 경우도 있어 시행사는 시장 상황에 맞춰 분양가를 정하고 공급 방식을 결정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최근 강남권 초고가 하이엔드 주거시설 상당수가 29가구 규모로 공급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아파트 최고 층수가 49층에 머무는 이유도 비슷하다.

최근 서울시가 통합심의를 통과시킨 반포미도1차와 잠실우성 재건축 단지 역시 최고 49층으로 계획됐다. 이는 건설 기술의 한계 때문이 아니라 **50층 이상부터 적용되는 강화된 안전기준** 때문이다.

건축법상 **50층 이상 또는 높이 200m 이상** 건축물은 초고층 건물로 분류된다. 초고층 건물은 일반 아파트보다 훨씬 강화된 안전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피난안전구역** 설치 의무다. 초고층 건물은 약 30층마다 한 층 이상을 대피 공간으로 확보해야 하며 방화시설과 통신장비, 비상용품 등을 갖춰야 한다. 또한 구조 안전성 검토와 소방 심의도 더욱 강화된다.

건물 구조 역시 달라진다. 높은 하중을 견디기 위해 고강도 콘크리트와 두꺼운 기둥이 사용되고, 제연설비와 내진설계도 강화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일반 준초고층 아파트보다 공사비가 약 1.5배까지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초고층 건축물에 대한 안전기준은 2010년 부산 마린시티 우신골든스위트 화재 이후 크게 강화됐다. 당시 38층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가 짧은 시간 안에 상층부까지 번지면서 초고층 건물의 재난 대응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고, 이후 초고층재난관리법이 제정되면서 현재의 안전기준이 마련됐다.

결국 부동산 시장에서 자주 등장하는 **29가구**와 **49층**은 우연한 숫자가 아니다. 29가구는 분양가상한제와 공개 청약 등 규제를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이고, 49층은 강화된 안전규정과 공사비 증가를 고려한 사업성 판단이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강남권 하이엔드 주거시설은 29가구 공급이, 대형 재건축 단지는 최고 49층 설계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사업성과 규제, 안전기준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국내 부동산 시장의 특성이 숫자 속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