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멕시코·남아공전 연패로 드러난 시스템의 한계, 패러다임 전환 시급
■ 성적으로 줄 세우는 유소년 입시 철폐하고 ‘개인 데이터 평가’ 도입해야
■ 손흥민·이강인 향한 뜨거운 응원 열기, 이제는 축구협회의 구조 개혁 향해야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최종전인 남아프리카공화국전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은 0 대 1로 석패했다. 체코전 승리 이후 멕시코와 남아공에 잇따라 덜미를 잡히며 조 3위(1승 2패, 골득실 -1)로 밀려났다. 다행히 확대된 와일드카드 제도 덕에 32강 진출 확률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지만, 이번 조별리그에서 드러난 경기력과 축구 행정의 민낯은 우리에게 깊은 한숨과 함께 무거운 숙제를 던져주고 있다.
겉포장만 화려했던 로테이션, 무기력했던 ‘유효 슈팅 0개’의 전반전 남아공전의 패인은 명확했다. 무승부만 거둬도 조 2위를 확정 지을 수 있었던 상황에서 대표팀은 무리한 선발 라인업 변화를 꾀했으나, 이는 결과적으로 자충수가 되었다. 전반전 동안 단 1개의 유효 슈팅도 기록하지 못할 만큼 공격의 세밀함과 창의성은 완전히 실종되었다. 후반 들어 급하게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정교한 전술적 약속 없이 상대의 밀집 수비를 뚫기엔 역부족이었다. 미드필드와 수비 라인 사이에서 흘러나오는 ‘세컨드 볼’을 번번이 놓치며 주도권을 내줬고, 집중력 저하가 결국 후반 18분 결승골 허용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전술적 단조로움과 위기대처 능력 부재의 기저에는 대한축구협회(KFA)의 고질적인 ‘밀실 행정’과 ‘인맥 축구’가 자리 잡고 있다. 공식적인 검증 기구를 무력화한 채 고위층의 독단적 판단으로 감독을 선임하고, 사태가 터지면 책임 회피성 인사로 일관하는 행태가 본선 무대에서의 전술적 유연성 결여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이다.
대한민국을 달군 ‘흥민·강인’ 응원전, 성숙한 팬덤이 보여준 희망, 버지니아한인회(김덕만 회장)이 함께한 북버지니아 지역의 성숙한 응원전은 경기의 내용과 상관없이 동포사회를 하나로 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회 내내 대한민국을 하나로 묶은 것은 광화문 광장과 전 세계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의 뜨거운 응원전이었다. 특히 대표팀의 중심축인 ‘손흥민’과 ‘이강인’을 향한 응원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특히나 비주지역의 응원전은 너무나도 뜨거웠다. 동포사회를 하나로 만든 그리고 지역교회가 협력하여 이룬 성과는 너무나도 소중하다.
와싱톤중앙장로교회(류응렬 목사)와 메시야 장로교회(한세영 목사)의 협력으로 대형화면 앞에서 함께 영띤응원전을 펼친 일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이다. 특히 젊은 청소년들이 함께하여 소리를 높이고 버지니아한인회의 체계적인 응원준비로 즐겁고 흥겹게 응원을 함께 할 수 있었다. 늦은 밤에도 불구하고 응원도구와 물을 준비하고 북, 장구, 꽹가리, 손풍선까지 준비하고 붉은색 응원복과 BTS화보와 CD등을 기념품으로 증정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경기 시작전에 강경회 대사는 “처음으로 국민들과 같이 응원전에 나왔다. 한께하는 동포사회가 자랑스럽고 이런 응원전을 준비해주신 버지니아한인회에 감사한다”고 전했다. 김덕만 버지니아한인회장은 인사말에서”지난 세번의 응원전에 참여해 주시고 함께 해주신 동포여러분들과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한다. 하나되어 발전된 동포 사회를 이루어 나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서정일 미주총연회장도 “멀리서 와서 뜨거운 열기를 함께하게 되어 감사하다. 미주 사회에서 자리잡은 동포여러분들을 응원한다. 즐겁고 흥겨운 응원을 펼쳐주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박상근 와싱톤중앙장로교회 행정 목사는 기도에서 ”대한민국의 월드컵 본선응원전을 교회에서 펼치게되어 감사하다. 동포여러분들의 행복을 주님의 이름으로 기도한다”고 했다. 이날 와싱톤 중앙장로교회에는 1200여명의 동포들이 참여하여 뜨거운 열기를 보태었다.

한편 전세계와 한국의 팬들은 경기장 안팎에서 손흥민의 헌신적인 리더십에 아낌없는 신뢰를 보냈고, 이강인의 창의적인 플레이 하나하나에 환호성을 질렀다. 비록 남아공전에서 손흥민이 선발 제외되는 아쉬움 속에서도 팬들은 두 에이스의 이름을 연호하며 지치지 않는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이 응원전은 단순히 눈앞의 승리에 열광하는 맹목적 응원이 아니었다. 한국 축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상징하는 두 스타를 매개로, 한국 축구가 더 창의적이고 두려움 없는 축구로 나아가길 바라는 국민적 염원이 담긴 성숙한 문화적 현상이었다.
진짜 병폐는 밑바닥에 있다: ‘성적 지상주의’ 입시 제
도의 목줄을 끊어야
에이스들을 향한 팬들의 응원이 한국 축구의 찬란한 겉모습이라면, 그 아래 감춰진 유소년 축구의 현실은 처참하다. 축구 전문가들과 현장 지도자들은 “이겨야만 좋은 고등학교와 대학에 진학하고 프로에 갈 수 있는 점수제 구조”가 한국 축구의 창의성을 말살하는 근본 원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토너먼트 대회에서 당장 성적을 내야 하는 지도자들은 아이들에게 기술과 전술 이해도를 가르치는 대신, 몸싸움 좋고 공을 멀리 차는 ‘이기는 축구’만 주입한다. 혹사와 단조로운 패턴이 반복되는 환경 속에서 국제무대 경쟁력을 갖춘 재능이 나오길 바라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이 고질적인 병폐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제 말뿐인 육성이 아닌, 제도적 메스를 대는 진짜 처방이 내려져야 한다.
•첫째, 진학 및 입시에서 ‘팀 성적 반영’을 전면 폐지해야 한다. 독일이나 잉글랜드처럼 축구협회 공인 스카우터들이 선수의 패스 성공률, 전술이해도 등을 종합 평가한 ‘개인 데이터(스카우팅 리포트)’를 입시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그래야 지도자들이 단기 승리에 목숨 걸지 않고 선수의 성장에 집중할 수 있다.
•둘째, 엘리트 학원 축구부를 전면 해체하고 지역 기반 클럽 시스템으로 완전히 전환해야 한다. 탈락 압박이 심한 단판 토너먼트 대회를 폐지하고 주말 리그제를 정착시켜, 유소년들이 실수에 대한 두려움 없이 창의적인 도전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셋째, 유럽식 ‘연대기여금’ 제도를 국내 아마추어 무대에 확실히 도입해야 한다. 구단 성적과 상관없이 “좋은 유망주 한 명만 잘 키워내면 프로 이적 시 발생하는 기여금으로 클럽이 재정적 자립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을 지도자들에게 심어주어야 한다.
행정 편의주의를 깨고 패러다임을 바꿀 때 처방이 없었던 것이 아니다. 성적으로 선수를 줄 세우는 것이 가장 편리하기에 축구협회와 교육부, 대학들이 기득권과 행정 편의주의 뒤에 숨어 제도를 방치해 온 것이 진짜 원인이다.
세계적인 에이스들의 활약과 팬들의 뜨거운 응원 열기는 한국 축구가 가진 최고의 자산이다. 하지만 행정과 시스템이 이 자산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도리어 발목을 잡는다면, 한국 축구의 황금기는 한낱 신기루처럼 사라질 것이다. 32강 토너먼트라는 새로운 시작점 앞에서, 이제는 눈앞의 성적을 넘어 한국 축구의 뿌리부터 뒤흔드는 과감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단행해야 할 때다.
하이유에스코리아 편집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