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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의 '바퀴벌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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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는 ‘바퀴벌레당’, 한국은 ‘개표소 봉쇄 시위’…’기성세대에 분노하는 청년들’

* 인도 Z세대 ‘바퀴벌레당’이 던지는 질문
* 극우 배제하고 2030이 주도하는 ‘잠실 봉쇄 시위’
* 정치권은 자신들에 유리한 해석에만 골몰

2026년 들어 인도와 한국에서 나타난 청년 중심의 거리 시위는 서로 다른 정치적 배경을 가졌지만, 한 가지 공통된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바로 기성 정치권과 제도권이 청년 세대의 불만을 장기간 방치한 결과가 거리의 분노로 폭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도에서는 대법원장이 실업 청년들을 “바퀴벌레 같은 청년들”이라고 표현한 발언이 도화선이 됐다. 청년들은 이를 모욕으로 받아들이는 대신 저항의 상징으로 바꾸어 ‘바퀴벌레국민당(CJP)’을 결성했고, 의대 입학시험 문제 유출 사건과 맞물려 대규모 시위로 발전시켰다. 시험 비리, 청년 실업, 계층 고착화에 대한 불만은 단순한 교육 문제를 넘어 인도 사회 전반에 대한 항의로 번지고 있다.

한국의 잠실체육관 앞 개표소 봉쇄 시위 역시 표면적으로는 선거와 참정권 문제를 둘러싼 논란에서 출발했지만, 그 이면에는 훨씬 깊은 청년 세대의 좌절감이 자리하고 있다. 높은 집값, 치열한 취업 경쟁, 사라진 계층 이동의 사다리, 정치권에 대한 극심한 불신이 누적되면서 일부 청년들은 기존 제도와 결과 자체를 신뢰하지 못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문제는 양국 정치권 모두 이러한 경고 신호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기보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치적 해석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도 정부는 시위를 단순한 반정부 운동으로 치부하려 하고 있으며, 한국 정치권 역시 시위 참가자들을 극단주의자 또는 특정 진영 지지층으로 규정하는 데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청년들의 분노를 정치적 낙인으로 덮는다고 해서 현실의 불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특히 SNS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세대의 정치 참여 방식은 기존 정당과 언론 중심의 정치 구조를 흔들고 있다. 인도의 바퀴벌레국민당이 수천만 명의 온라인 지지자를 확보한 것처럼, 한국에서도 유튜브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기존 조직 없이도 대규모 여론 형성이 가능해졌다. 이는 기성 정치권이 더 이상 청년들의 목소리를 독점적으로 통제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결국 인도의 바퀴벌레 가면과 잠실체육관 앞의 함성은 같은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청년들은 단순히 특정 정책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미래가 사라지고 있다는 불안에 항의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이 이를 음모론이나 진영 대결로만 해석한다면, 오늘의 시위는 끝나더라도 청년 세대의 분노는 더 큰 형태로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지금 필요한 것은 시위대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아니라, 왜 이렇게 많은 청년들이 거리로 나오게 되었는지에 대한 냉정한 성찰이다.

하이유에스코리아 강남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