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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직원들은 책임 없나?…선관위, “완전히 해체하고 다시 태어나야”

* 투표용지 부족 사태, 선관위 직원들은 책임 없나
* 선관위, 철저히 해체 수준으로 혁신해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전국 곳곳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원인을 ‘수요 예측 실패’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국민들이 납득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단순한 예측 실패라면 일부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전국 50여 곳이 넘는 투표소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투표용지가 부족해 유권자들이 장시간 대기하거나 발길을 돌리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이는 단순 실수가 아니라 선거 관리 체계 전반의 붕괴를 보여주는 사건에 가깝다.

결국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과 허철훈 사무총장이 책임을 지겠다며 동반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국민들이 묻는 것은 단순히 “누가 사퇴하느냐”가 아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가”에 대한 진실 규명이다. 최고 책임자 몇 명의 퇴장으로 모든 책임을 덮고 넘어갈 수는 없다.

현재 경찰은 투표용지 배부 기준 준수 여부와 의사결정 과정을 수사하고 있다. 수사는 특정 간부 선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 선거 준비 과정에서 어떤 보고가 있었고, 어떤 판단이 내려졌으며, 현장 대응이 왜 실패했는지 조직 전체를 대상으로 들여다봐야 한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휴직이나 장기 연가를 사용한 인력 운영 실태도 점검 대상이 되어야 한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를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다. 군인에게 전쟁이 존재 이유라면 선관위에게는 선거가 존재 이유다. 몇 년에 한 번 치러지는 전국 단위 선거는 선관위가 가장 높은 긴장감과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시기다. 그런데 오히려 선거철마다 휴직자가 증가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이는 전쟁 중에 휴가 가는 군인 행위와 다를 바 없다.

올해 4월 기준 선관위 휴직자는 176명으로 최근 10년 사이 두 번째로 많았다. 이 가운데 114명이 시도선관위 소속으로 실제 선거 현장을 운영하는 핵심 인력이다. 물론 육아휴직과 질병휴직, 가족돌봄휴직은 법이 보장한 권리이며 이를 이유로 개인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문제는 특정 개인이 아니라 조직이다. 선거를 앞두고 대규모 인력 공백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데도 이를 보완할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했다면 조직 운영 자체가 실패한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런 현상이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2020년 총선,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 2024년 총선에서도 선거 직전 휴직자가 증가했다가 선거가 끝난 뒤 감소하는 패턴이 반복됐다. 선관위 스스로도 문제를 인식해 “불요불급한 휴직을 자제해 달라”는 공문까지 보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경고를 알고도 개선하지 못했다면 무능이고, 알고도 방치했다면 직무유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선관위는 그동안 독립기관이라는 지위를 방패막이로 삼아 외부의 비판과 감시를 충분히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채용 비리 논란, 가족 특혜 채용 의혹, 허술한 관리 체계 등이 반복됐지만 근본적인 혁신은 보이지 않았다. 그 결과가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라는 것이 많은 국민들의 시각이다.

민주주의의 출발점은 선거다. 그리고 선거의 기본은 유권자가 투표소에 가면 당연히 투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투표용지가 없어 국민이 줄을 서고 발길을 돌리는 상황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행정 착오가 아니다. 선관위 조직 문화와 인력 관리, 위기 대응 능력, 책임 의식 전반이 총체적으로 드러난 사건이다. 따라서 책임도 위원장과 사무총장 몇 명의 사퇴로 끝나서는 안 된다. 관련자를 포함, 왜 갑자기 휴직을 했는지도 철저한 조사와 책임 규명도 필요하다.

국민의 신뢰를 잃은 선거관리기관은 존재 이유를 상실한다. 지금 선관위에 필요한 것은 변명이나 책임 회피가 아니다. 국민 눈높이에서 조직을 원점부터 재검토하는 수준의 혁신이다.

하이유에스코리아 강남중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