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청 예산을 750만 재외동포 인구에 걸맞게 증액해 주십시오. 10년 안에 자력갱생해 대한민국 정부에 2천억원 이상 지원하겠습니다.”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 행사장 분위기를 단숨에 달군 것은 고상구 세계한인회총연합회(세한총연) 회장의 이 한마디였다.
세한총연과 이재강 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재외동포청이 후원한 ‘2026 대륙별 회장단 초청 역량강화 세미나’에는 미주·유럽·아시아·중남미·캐나다·중동 등 세계 각국 한인회 지도자 60여 명이 참석해 재외동포 사회의 현주소와 미래 전략을 논의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재외동포사회와 정부간 단순한 친목이나 형식적 모임을 넘어, 재외동포 사회 내부의 갈등과 구조적 문제를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발언들이 이어지며 긴장감도 감돌았다.

문대진 세한총연 부회장의 사회와 세한총연 홍보 동영상 시청으로 시작된 심포지움에서 고상구 회장은 “고국의 독립과 경제 발전에 헌신과 후원을 아끼지 않았던 재외동포사회는 거주국에서 인정 받는 민족이 되었기에 오늘날 한류가 있었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국내 일부 여론을 겨냥해 작심 발언을 이어갔다.
“왜 재외동포를 지원해야 하느냐는 시각부터 바뀌어야 합니다. 재외동포는 단순한 해외 거주 한국인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글로벌 자산입니다.”
행사장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지만, 한편에서는 “이제는 재외동포 정책도 단순 지원이 아니라 실질적 대한민국 국민으로 인정하는 성과와 책임이 함께 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이날 가장 강도 높은 발언은 기조강연에 나선 김경협 청장에게서 나왔다.
김 청장은 ‘갈등을 넘어 연대로’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민간외교의 중요성과 차세대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를 강조하면서도, 최근 세계 곳곳 한인회에서 벌어지는 현실을 정면 비판했다.
그는 일부 지역 한인회들의 감투싸움, 파벌 갈등, 법적 분쟁, 회원조차 제대로 없는 유명무실 조직 문제 등을 거론하며 “이런 구조로는 미래세대가 한인회를 외면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특히 “한인회가 특정 인사의 명예 조직처럼 운영되어서는 안 된다”며 세대교체와 조직 혁신 필요성을 강하게 주문한 대목에서는 참석한 전현직 한인회장들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흐르기도 했다.

이어진 발표에서는 재외국민 참정권 확대와 차세대 디아스포라 문제도 집중 조명됐다.
오정은 교수는 재외국민 투표 참여율이 여전히 낮은 현실을 지적하며 투표소 접근성 확대와 온라인 행정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전후석 감독은 쿠바 한인 이민사와 LA폭동 당시 한인사회 영상을 함께 소개하며 참석자들의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그는 “이민자는 시간이 지나면 결국 ‘재미 한인’, ‘재독 한인’, ‘재일 한인’으로 뿌리를 내리게 된다”며 “차세대 디아스포라를 단순한 해외동포가 아니라 대한민국 미래 전략의 일부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1992년 LA폭동 당시 한인 자경단 영상이 상영되자 행사장 분위기는 숙연해졌고, 일부 참석자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심포지움에서는 “재외동포청 출범 이후 이제는 보여주기식 행사보다 실질적 정책 성과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차세대 육성·재외국민 권익보호·글로벌 경제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보다 현실적인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도 형성됐다.
과거에는 재외동포가 고국을 돕는 존재였다면, 이제는 대한민국이 재외동포를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750만 디아스포라 시대를 국가 경쟁력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관건이다는 생각이다.
이날 소개된 한인 지도자들로는 고상구 세계한인총연합회장, 김영호 세한총연 운영위원회 의장, 서정일 미주한인회총연합회장·송폴 이사장·설증혁·이석찬 부회장, 조규자 미주서남부연합회장, 김기영 아시아한인회총연합회장, 김현태 재일본한인회장, 김점배 아중동한인회총연합회장, 이범구 중남미한인회총연합회장, 이석로 캐나다한인회총연합회장, 유제헌 유럽한인회총연합회 전회장, 허준혁 UN피스코 사무총장 등이다.

하이유에스코리아(HIUSKOREA.COM) 강남중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