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해를 지키다 산화한 장병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이 매년 3월 넷째 금요일 전국적으로 거행되고 있다.
기념식은 서해에서 발생한 주요 군사 충돌로 전사한 ‘서해수호 55용사’를 기리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들 용사는 2002년 제2연평해전,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 같은 해 연평도 포격전에서 나라를 지키다 목숨을 잃었다.
차가운 바람과 짙은 안개가 내려앉은 2026년 3월 27일, 임진각 평화의 종각에서도 해군·해병 전역 장병들이 모여 헌화와 ‘살풀이’ 춤으로 그들의 넋을 기렸다.
향이 피어오르는 가운데, 전통 ‘살풀이’ 춤이 이어지자 현장은 깊은 슬픔과 위로가 교차하는 공간으로 바뀌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넋을 달래듯, 천천히 이어진 몸짓 하나하나가 남겨진 이들의 마음을 대신했다.
서해수호 55용사.
2002년 제2연평해전, 2010년 천안함 피격, 그리고 연평도 포격전. 이름조차 다 부르기 벅찬 그들의 희생은, 이날 안개 속에서 더 또렷하게 다가왔다.
행사는 국가보훈처 주최, (사)파주시해군동지회와 (사)해병대파주시전우회, 평화누리예술단 주관으로 진행됐다. 식전과 식후 공연이 이어졌지만, 현장을 감싸고 있던 공기는 끝내 가벼워지지 않았다. 관광객들의 발걸음과 정치인들의 모습도 스쳐 지나갔지만, 추모의 중심에는 오직 ‘그날’과 ‘그 이름들’이 남아 있었다.

김태성 파주시해군동지회장(해군 206기)은 “서해에서 산화한 장병들과 유가족을 위로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며 “세계 곳곳에서 전쟁이 이어지는 지금, 안보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한 동맹도 필요하지만, 결국 지켜야 할 것은 우리의 힘”이라고 덧붙였다.
전진광 해병대파주시전우회장(부사관 162기) 역시 “안보는 군인만의 몫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책임”이라며 “오늘은 단순한 기념일이 아니라 평화의 값이 얼마나 큰지를 되새기는 날”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념식은 단순한 추모를 넘어, 우리가 누리고 있는 평화가 어떤 희생 위에 서 있는지를 묻는 시간이었고 남겨진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그들은 다시 살아났다.
서해 수호의 날은 지나간 과거가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어지는 이야기이며, 앞으로도 기억되어야 할 약속이다.

하이유에스코리아 강남중 기자(해병 327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