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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봉쇄] “재주는 곰이 부리고 이득은 러시아가 챙기나”… 원유·식량 위기 커진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면서 국제 원유 시장뿐 아니라 비료와 식량 공급망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쟁이 길어질 경우 에너지 가격 급등과 함께 글로벌 식량 가격 상승까지 이어질 수 있으며, 러시아와 중국이 반사 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5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8.5% 급등한 배럴당 81.0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역시 4.93% 오른 배럴당 85.41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걸프 지역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이 이어지면서 원유 수송 차질 우려가 커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상황이 쉽게 정상화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어게인캐피털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호르무즈 해협의 움직임이 없는 한 유가 상승 압력은 계속될 것”이라며 “생산 중단이 이어질 경우 정상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원유뿐 아니라 비료 원료의 주요 운송로라는 점에서 식량 시장에도 충격을 줄 수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전 세계 요소 수출의 약 35%, 황 수출의 45%가 이 해협을 통과한다. 요소와 암모니아는 질소 비료 생산의 핵심 원료다. 노르웨이 비료기업 야라 인터내셔널의 스베인 토레 홀세테르 CEO는 “해협 봉쇄가 세계 식량 생산에 미칠 영향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며 최악의 경우 농업 수확량이 절반 가까이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급망 혼란이 이어질 경우 식품 가격 상승도 예상된다. 미국 텍사스대 식품시스템 전문가 라지 파텔 교수는 “6~10주 안에 빵 가격이 오르고 몇 달 내 계란 가격, 6개월 내 돼지고기와 닭고기 가격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지정학적 긴장은 러시아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서면서 가격 상한제가 적용된 러시아산 원유가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공급원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로이터는 인도 정유업체들이 공급 부족을 메우기 위해 러시아산 원유를 수백만 배럴 규모로 긴급 구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중동 분쟁에 집중할 경우 아시아에서 중국의 전략적 공간이 넓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영국 이스트런던대 톰 하퍼 강사는 “이란 분쟁이 장기화되면 미국의 인도·태평양 억지력이 약화될 수 있고, 중국이 이 틈을 활용해 영향력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중동에서 촉발된 해협 봉쇄가 에너지와 식량, 지정학적 질서까지 흔드는 ‘연쇄 위기’로 확산될 수 있다는 경고가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hiuskorea.com(외신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