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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세 한국전 참전 영웅에 최고 예우…”트럼프 국정연설 직후 명예훈장 수여”

함께 기뻐하는 백황기 전 샌디에고 한인회장

2026년 2월 24일. 미국 의회 의사당의 공기는 숙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이 끝난 직후, 한 노병의 이름이 조용히 호명됐다.

101세의 미 해군 전투기 조종사, 엘머 로이스 윌리엄스 대령. 그의 가슴에 미국 최고 군사훈장인 명예훈장(Medal of Honor)이 달리는 순간, 의회 안은 긴 침묵 끝에 터져 나온 기립박수로 가득 찼다.

그 박수는 단지 한 사람을 향한 것이 아니었다. 잊혀졌던 전쟁, 그리고 그 속에서 싸운 모든 이름 없는 영웅들을 향한 경의였다.

1952년 11월 18일. 한국전쟁의 매서운 겨울 하늘 아래, 당시 27세였던 윌리엄스 중위는 항공모함 USS 오리스카니 소속 전투기 조종사로 동해 상공을 순찰 중이었다.

그가 조종하던 기체는 F9F 팬터. 귀환하던 순간, 소련제 미그 전투기 4대가 나타났고 곧 3대가 더 합류했다. 단 한 대의 미 해군 전투기 vs 미그 7대. 항공모함에서는 즉각 귀환 명령이 내려왔다. 그러나 그의 대답은 짧고 단호했다.

“나는 지금 생명을 걸고 싸우고 있다.”

그날 공중전은 35분간 이어졌다. 서로의 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치열한 도그파이트. 윌리엄스 중위는 6대를 격추하고 1대를 격퇴했다. 탄약은 바닥났고, 유압 장치는 고장났으며, 그의 기체에는 263개의 탄흔이 남았다. 그럼에도 그는 항공모함 갑판 위에 무사히 착륙했다.

그날, 그는 살아 돌아온 전설이 되었다.

그러나 그의 전공은 곧바로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 1953년, 미국 정부는 소련의 직접 참전을 공개할 경우 냉전 외교에 미칠 파장을 우려했다. 미그기 격추 사실은 축소되었고, 그는 은성무공훈장(Silver Star)을 받는 데 그쳤다.

대한민국은 금성을지무공훈장을 수여했지만, 진실은 역사 속에 묻혔다. 영웅은 침묵 속에서 늙어 갔다.

세월이 흐른 뒤 기밀 해제와 기록 검증을 통해 그의 전투 기록이 재조명되었다.

2023년 대한민국은 그에게 태극무공훈장을 다시 수여했고, 미국은 2026년 명예훈장을 수여했다.

훈장을 받으며 그는 말했다. “나는 단지 임무를 수행했을 뿐입니다. 이 훈장은 함께 싸운 전우들을 위한 것입니다.”

떨리는 목소리였지만, 그 말에는 전쟁 세대의 무게와 겸손이 담겨 있었다.

한국전쟁은 종종 ‘잊혀진 전쟁’이라 불린다. 그러나 그 전쟁 속에는 수많은 이름 없는 희생과 용기가 존재한다.

엘머 로이스 윌리엄스 대령의 이야기는 단 한 사람의 용기가 역사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35분의 하늘과 263개의 탄흔. 그리고 70년을 넘어 도착한 한 개의 훈장.

그날 의회에서 울려 퍼진 박수는 한 노병을 넘어, 한국전쟁을 기억하는 모든 이들을 향한 경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