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억수로 기쁜 날, 친구야 오래오래”
* 배명고 19회 동창회, 졸업 50주년 기념행사 성황
* 교훈, “인류의 빛이 되어라 민족의 소금이 되라”
흔히 60~70대는 ‘샌드위치 세대’라 불린다. 전후세대인 그들은 부모를 봉양하고 자식을 키우며 치열한 경쟁 속을 살아냈지만, 조기 은퇴와 빠르게 변하는 사회 속에서 또 다른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서울 도심의 겨울 공기가 아직 차가운 2월 27일, 더플라자호텔 다이아몬드홀에는 따뜻한 웃음과 반가운 함성이 가득했다. 1976년, 검은 까까머리로 교정을 나서던 소년들은 이제 주름과 백발로 세월을 증명하는 나이가 되어 다시 만난 것이다.
그러나 눈빛만은 그대로였다.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반세기의 공백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누군가는 장군이 되었고, 누군가는 교사·의사·사업가·기술자로 살아왔다. 각자의 길은 달랐지만, 출발선은 같았고 우정은 변하지 않았다.
“그래도 우리는 잘 살아냈다.”
“우리는 서로의 성공보다, 아직 함께 살아 있다는 사실이 더 고맙다.”
배명고등학교 19회 동창들이 졸업 50주년을 맞아 한자리에 모였다.
“억수로 기쁜 날! 친구야! 오래~오래~”라는 슬로건처럼, 이날은 단순한 기념행사가 아닌 서로의 인생을 축하하는 축제였다. 동기 88명을 비롯해 배우자와 은사까지 145여 명이 참석해 반세기의 시간을 함께 되짚었다.
행사는 동창회의 정성 어린 준비 속에 진행되었다. 이학재 동창회장과 권태성 총무의 노력으로 마련된 자리에서 탄암기념사업회에 후원금이 전달되었고, 축하 케이크 커팅과 만찬, 여흥이 이어졌다.
하이라이트는 ‘응답하라 1976’ 추억의 콘서트였다.
최영락 동창과 성악가수들의 ‘졸업 50주년 축가’와 공연에 이어 10명의 선수들이 출전한 ‘배명 19회 노래자랑’에서는 ‘스윗 캐롤라인’, ‘고장난 벽시계’등 7080 무대가 꾸며졌다. 익숙한 멜로디가 흐르자 참석자들은 노래를 따라 부르며 박수로 환호했다.
배명고 졸업 50주년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었다. 시간은 흘렀지만, 우정은 늙지 않았고, 기억은 빛을 잃지 않았다.

이 이야기는 배명고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 교복을 입고 친구와 미래를 이야기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은 유신 체제 속 교련복과 “간첩 신고는 112”, “때려잡자 공산당” 같은 구호가 교정에 울려 퍼지던 시대였다. 돌아가고 싶지는 않지만, 그 시간을 지나왔기에 지금의 우리가 존재한다.
이미 세상을 등진 친구가 있나하면 누군가는 병마와 싸웠고, 누군가는 가족을 떠나보냈으며, 누군가는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말하지 않아도 서로 안다. 그래서 손을 잡는 순간, 그 손에는 위로와 존경이 함께 담긴다.
동창회는 단순한 모임이 아니라 친구의 삶의 궤적을 확인하는 의식일까. 그 시절은 힘들었지만 다시 돌아갈 수 없기에, 우리의 청춘이었기에 더 아름다운 시간인지도 모른다.
행사의 마지막, 누군가가 외쳤다. “다음 60주년에도 만나자!”
그 말 속에는 ‘그때까지 건강하게 살아있자’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지만, 함께 나누는 시간은 선물과도 같기 때문이다.

하이유에스코리아(hiuskorea.com) 강남중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