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극한 대치 속에 ‘법 왜곡죄’ 신설을 골자로 한 형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사법부 독립 훼손과 위헌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정치적 갈등이 입법으로 직결되는 양상이 반복되며 법치주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회는 26일 본회의에서 재석 170명 중 찬성 163명으로 형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판·검사가 법을 왜곡해 적용할 경우 10년 이하 징역형 등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법 왜곡죄’를 신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정치검찰의 조작 기소를 근절하기 위한 장치”라고 주장했지만, 야권과 법조계는 처벌 기준이 모호해 헌법상 명확성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크다고 반발해왔다.
특히 법 적용 범위가 광범위하고 해석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정권에 비판적인 판·검사를 겨냥한 보복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전날부터 필리버스터에 돌입하며 강하게 저지에 나섰지만, 다수 의석을 앞세운 민주당이 토론 종결을 강행하면서 법안은 단독 처리됐다. 여당 내부에서도 우려가 제기돼 일부 의원이 표결에 불참하거나 반대표를 던지는 등 균열 조짐이 나타났다.
이번 법안 통과는 이른바 ‘사법개혁 3법’ 추진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재판소원제 도입과 대법관 증원 법안 처리도 예고했지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사법부에 대한 정치권의 영향력을 구조적으로 확대하는 시도”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권력 분립 원칙이 약화될 경우, 향후 재판의 공정성과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다.
한편 이번 개정안에는 간첩죄 적용 대상을 ‘적국’에서 ‘외국 또는 이에 준하는 단체’로 확대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국가 기밀 유출 대응 강화라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외교·산업 활동까지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며 후폭풍이 예상된다.
정치권의 정면 충돌 속에 통과된 이번 법안이 실제로 사법 정의를 강화할지, 아니면 권력 개입의 통로로 작용할지는 향후 헌법재판소 판단과 현장 적용 과정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