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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러시아대사관의 ‘전쟁 승리 현수막’, “외교부 철거 요청 묵살”… ‘외교 갈등 불씨 되나’

* 외교부 “국제법 위반 전쟁 미화 우려”…강제 조치는 불가
* 한·러 관계 시험대…외교적 긴장 고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4주년(24일)을 앞두고 서울 정동에 위치한 주한 러시아대사관 외벽에 전쟁 승리를 강조하는 대형 현수막이 내걸리면서 외교적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현수막에는 러시아어로 “승리는 우리의 것이다”(Победа будет за нами)라는 문구가 적혀 있으며, 러시아 국기를 배경으로 제작됐다.

22일 뉴스1 등에 따르면 한국 외교부는 해당 문구가 불필요한 긴장과 오해를 유발할 수 있다며 외교 채널을 통해 철거를 요청했지만, 러시아대사관은 이를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유엔헌장과 국제법을 위반한 행위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며, 현수막이 전쟁을 정당화하는 메시지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했다.

다만 정부는 외교 공관의 불가침을 규정한 비엔나 협약에 따라 주재국이 대사관 시설에 대해 강제 조치를 취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철거 요구는 외교적 요청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번 현수막 논란에 앞서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대사는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위대한 일”이라고 평가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러한 발언은 한반도 안보 상황과 맞물려 민감한 파장을 낳고 있다.

또한 러시아 정부는 한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가능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경고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 마리야 자하로바 대변인은 한국이 나토의 우크라이나 지원 프로그램(PURL)에 어떤 형태로든 참여할 경우 양국 관계가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입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의 지원이 분쟁 해결을 지연시키고 한반도 관련 협력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외교부는 나토와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을 지속 협의 중이며, PURL 참여도 검토 대상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다만 참여 시 비살상 장비 지원에 한정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PURL은 나토 회원국이 자금을 출연해 미국산 무기를 구매하고 이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방식의 지원 프로그램이다.

전쟁 4주년을 앞두고 벌어진 이번 현수막 논란은 상징적 메시지를 둘러싼 외교 갈등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한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검토와 러시아의 경고가 맞물리면서, 양국 관계가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사안이 단순한 표현의 문제가 아니라 향후 한·러 관계 방향을 가늠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