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소고기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하면서 국내 밥상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한때 한우의 대체재로 인식되며 ‘가성비 육류’로 자리 잡았던 미국산 소고기가 공급 부족과 글로벌 수요 증가 속에 가격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국내 수입육 시장에서 미국산이 절반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소비자 체감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미국 현지에서는 소 사육두수가 7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감소한 것이 가격 상승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2026년 기준 미국의 소 사육두수는 약 8,620만 마리로, 1951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2022년 대규모 가뭄으로 목초지가 황폐화되고 사료비가 급등하면서 축산 농가들이 대거 폐업하거나 사육 규모를 줄인 것이 결정적이었다. 번식 기반이 약화되면서 송아지 생산량도 1940년대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향후 공급 회복에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생우 가격은 파운드당 2.4달러 수준까지 상승했다. 2021년만 해도 1달러대 초반에서 거래되던 가격이 5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가격 상승세는 단기적인 수급 불균형이 아니라 구조적인 공급 감소에서 비롯된 것으로 평가된다. 번식을 위해 암소 도축을 줄이면서 단기 공급량이 더욱 감소하는 ‘역설적 상황’까지 나타나고 있다.
미국 내 공급 부족은 글로벌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요식업계가 호주, 브라질 등 대체 공급국에서 소고기를 대량 구매하면서 세계 육류 가격 전반에 상승 압력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을 포함한 수입 의존 국가들은 대체 수입선을 확보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미국발 가격 상승이 전 세계 시장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어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이미 가격 상승이 현실화되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미국산 냉동 갈비 가격은 2023년 100g당 3,912원에서 2024년 4,466원으로 약 14% 상승했다. 2026년에도 4,400원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관세 철폐에도 불구하고 가격 인하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원·달러 환율 상승과 물류비 부담이 수입 단가를 끌어올린 영향도 크다.
국내 수입 소고기 시장에서 미국산은 약 47%의 점유율로 9년 연속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전체 수입량 중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만큼 가격 변동은 곧바로 소비자 물가에 반영된다. 대형 유통업체들은 호주, 브라질, 캐나다, 아일랜드 등으로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있지만 미국산 가격 상승이 글로벌 시장 전반의 상승 압력으로 이어지면서 대체 효과는 제한적인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소고기 가격 상승세가 단기간에 안정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사육두수 회복에는 최소 3~5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기후 변화와 사료비 변동 등 불확실성도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은 환율 영향을 직접 받는 수입국이라는 점에서 소비자 체감 물가는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미국산 소고기 가격 상승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글로벌 육류 공급 구조 변화의 신호”라며 “당분간 소비자들은 다양한 수입육과 대체 부위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산 소고기의 가격 상승이 단순한 수입육 가격 문제를 넘어 세계 식량 시장 변화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