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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도 장면, 어디까지 공개 허용?… “무인점포·마켓 CCTV 게시 둘러싼 한미 법·현실 차이”

최근 한국과 미국을 막론하고 무인점포와 소형 마켓을 중심으로 절도 피해가 늘어나면서, 일부 업주들이 CCTV 화면을 캡처해 매장 내외부에 게시하거나 온라인에 공유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도난 방지 목적”이라는 이유로 절도 장면을 공개했지만, 그 대상이 성인인지, 아동인지에 따라 법적 책임은 크게 달라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현지에서도 마트나 편의점에서 절도 장면을 게시한 사례는 흔히 목격된다. 특히 성인 절도범의 얼굴을 매장 내부 게시판이나 계산대 인근에 붙여두는 장면은 지역 상점에서 비교적 자주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관행이 항상 합법인 것은 아니다.

성인의 경우, 미국에서는 공공장소에서 촬영된 영상 자체는 원칙적으로 합법으로 본다. 실제로 경찰에 신고된 절도 사건에서, 업주가 수사 협조 목적이나 내부 경고용으로 성인의 절도 장면을 매장 안에 게시하는 행위는 처벌로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다. 다만 문제는 ‘표현 방식’이다. 얼굴을 공개하면서 ‘도둑’, ‘범죄자’라는 단정적 문구를 사용하거나, 범죄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신상 공개를 지속할 경우에는 명예훼손(defamation)이나 정신적 손해에 대한 민사소송 위험이 발생한다. 특히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에 게시할 경우 책임 범위는 훨씬 커진다.

반면, 아동이 관련된 경우 상황은 전혀 다르다. 미국에서도 미성년자 보호 원칙은 매우 엄격하게 적용된다. 실제 절도 여부와 관계없이, 아동의 얼굴이나 특정 가능한 영상·사진을 공개하는 행위는 ‘사적 처벌’로 간주될 소지가 크다. 모자이크를 하더라도 주변인, 학교, 보호자가 인지할 수 있다면 민사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경찰 조사 결과 혐의가 인정되지 않았거나 경미한 사안으로 종결된 이후에도 영상을 게시한 경우, 법원은 아동의 정신적 피해와 낙인 효과를 중대하게 본다.

한국에서는 이러한 행위에 대해 형사 처벌이 직접적으로 내려지는 사례가 이미 발생했다. 모자이크 처리된 사진이라 하더라도 아동이 특정될 가능성이 있다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및 아동 인격권 침해로 유죄가 인정될 수 있다. 미국과 달리 한국은 민사 이전에 형사 책임이 먼저 문제 되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도난 피해에 대한 분노와 억울함은 이해되지만, 개인이 처벌의 주체가 되는 방식은 오히려 더 큰 법적 위험을 불러온다”고 지적한다. 성인이든 아동이든 절도 의심 상황에서는 CCTV 공개보다 경찰 신고와 공식 절차를 따르는 것이 가장 안전한 대응이라는 것이다.

특히 아동이 연루된 사건의 경우, 한 번 공개된 영상은 완전히 회수할 수 없고, 해당 아동에게 장기적인 정신적 상처를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 업주의 책임은 더욱 무겁게 평가된다.

법률 전문가들은 “모자이크 여부보다 중요한 것은 ‘식별 가능성’과 ‘공개 목적’”이라며 “경고를 넘어 공개적 망신을 주는 행위는 한국과 미국 모두에서 점점 용인되지 않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