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는 초상집(장례식장)에 다녀온 뒤 집에 들어오기 전 소금을 뿌리는 전통이 있다. 부정(不淨), 즉 죽음의 기운이나 액운이 집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상징적 행위다.
소금은 예로부터 잡귀를 쫓고 공간을 정화하는 물질로 여겨져 왔다.
집 문 앞이나 몸에 소금을 살짝 뿌리며 “이 기운은 여기서 끝, 집 안까지는 들이지 않는다”는 의미를 담는 일종의 민속적 관습이다.
그런데 이 ‘소금’이 전혀 다른 장소에서, 전혀 다른 방식으로 등장해 의문을 낳고 있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20일 충북 옥천군의 한 야산에서 “누군가 조상 묘 위에 굵은 소금을 잔뜩 뿌려 놓았다”는 진정서가 접수됐다.
경찰이 현장을 확인한 결과, 진정인의 묘를 포함해 서로 다른 주인의 묘 11기가 같은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묘지 곳곳에는 일반적인 제사용이 아닌 대량의 굵은 소금이 흩뿌려져 있었다.
경찰은 인근 CCTV를 분석해 지난 10일 오후, 신원 미상의 남성 2명이 승합차에 소금 포대를 싣고 와 묘지에 살포하는 장면을 확인했다. 해당 승합차가 리스 차량인 점을 확인한 경찰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리스 업체를 통해 용의자 신원 추적에 나섰다.
<“정화 의식?” “저주?”…이해하기 어려운 범행 동기>
문제는 왜 하필 묘지에, 그것도 다수의 조상 묘에 소금을 뿌렸느냐는 점이다.
전통적으로 소금은 집 안으로 들어오기 전 부정을 털어내는 용도이지 조상의 묘 위에 대량으로 살포하는 행위는 일반적인 민속 관습에 해당하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특정 종교적·미신적 신념으로 묘지 훼손에 가까운 악의적 행위 또는 이해관계가 얽힌 보복성 행동 등 여러 가능성을 두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이번 사건을 전통적 관습이나 제례 행위로 보지 않고, 묘지 훼손 및 재물손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소금이 갖는 민속적 의미와는 별개로, 타인의 조상 묘에 동의 없이 대량의 물질을 살포하는 행위는 명백히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범인은 곧 잡힐 것이다. 경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이 기이한 범행의 동기가 밝혀질지 주목된다.
하이유에스코리아 강남중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