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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결혼식 대신 혼인신고만…‘노 웨딩’ 선택하는 젊은 신혼부부 증가

수천만 원에 달하는 결혼식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예식은 생략하고 혼인신고만 하는 이른바 ‘노 웨딩(No Wedding)’을 선택하는 젊은 신혼부부가 늘고 있다. 결혼의 의미를 형식적인 행사보다 부부의 삶과 재정 안정에 두려는 인식 변화가 결혼 문화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25년 12월 기준 전국 평균 예식장 대관료는 3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제주가 평균 124만 원으로 가장 낮았지만, 서울 강남 일부 예식장은 최대 681만 원에 달했다. 약 1시간 남짓 진행되는 결혼식을 위해 수백만 원의 대관료를 지불해야 하는 구조다.

결혼식장 비용뿐 아니라 식대,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스드메), 연출 비용까지 더하면 전체 결혼 비용 부담은 더욱 커진다. 소비자원이 전국 14개 지역 결혼서비스 업체 500곳을 조사한 결과, 2025년 기준 결혼서비스 전체 평균 비용은 2,086만 원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결혼식장 비용이 약 1,500만 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처럼 결혼식 비용이 만만치 않다 보니, 예식 자체를 생략하는 선택도 하나의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혼인신고만으로 법적 부부가 된 뒤, 결혼식에 들어갈 비용을 주거 마련이나 신혼 생활 자금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결혼정보회사 가연이 실시한 결혼 인식 조사에서는 미혼남녀의 절반에 가까운 49.2%가 결혼식 진행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불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결혼업계 관계자는 “젊은 세대일수록 결혼식 비용에 대한 부담을 크게 느끼고, 보여주기식 행사보다는 실속과 개인 만족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결혼식을 생략하거나 최소화해 내 집 마련이나 장기적인 재정 계획에 집중하는 부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은 해외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본에서는 예식 없이 혼인신고만 하는 ‘나시혼’을 비롯해 사진 촬영으로 결혼을 대신하는 ‘포토혼’, 집에서 소규모로 진행하는 ‘앳홈 웨딩’, 소박한 결혼을 의미하는 ‘지미혼’ 등 다양한 결혼 형태가 확산됐다. 심지어 비혼을 기념하는 ‘솔로 웨딩’까지 등장했다. 일본 언론은 이를 두고 과거 버블 경제 시기와 달리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는 현실적 인식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미국에서도 대규모 호텔 결혼식 대신 하객 수를 대폭 줄인 결혼식이 증가하는 추세다. 하객 50명 내외의 ‘마이크로 웨딩’, 10명 이하의 ‘미니모니 웨딩’이 대표적이며, 가족이나 지인에게도 알리지 않고 조용히 결혼하는 ‘엘로프먼트’ 역시 확산되고 있다. 해외 결혼정보업체 ‘셀레브랜트 디렉터리’가 발표한 2025년 웨딩 트렌드에 따르면 ‘마이크로 웨딩’ 관련 검색량은 최근 1년간 24% 이상 증가했고, ‘엘로프먼트’ 역시 전년 대비 1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노 웨딩 현상을 결혼을 가볍게 여기는 흐름으로 보기보다는, 결혼의 본질을 다시 고민하는 과정으로 해석한다. 결혼식을 통해 보여주는 형식보다 부부의 삶과 미래를 우선시하는 선택이 하나의 결혼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결혼 문화는 지금, 비용과 형식 중심에서 개인과 실질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