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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ephant Bag(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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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역에서 ‘배급’되는 명품 가방…”짝퉁 유통 규모 상상 초월”

<지난해 위조상품 14만여 점 압수…정품가액 4천300억 원대>

지하철역이나 번화가 주변에서 바닥에 명품 가방 수십 개를 늘어놓고, 약속된 사람들이 나타나면 마치 물건을 나눠주듯 전달하는 장면이 종종 목격되고 있다. 겉보기에는 고가의 명품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대부분 위조상품이다. 이처럼 은밀하게 유통되는 이른바 ‘짝퉁 시장’의 규모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청 산하 지식재산보호원은 14일 지난해 상표권 침해 및 위조상품 유통 단속 결과를 발표하고, 총 14만3천여 점의 위조상품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형사 입건된 인원은 388명으로, 전년(307명) 대비 26% 증가했다. 특히 압수 물품을 정품 가격으로 환산한 금액은 무려 4천326억 원에 달해 전년 대비 32배 이상 급증했다.

지난해 단속의 특징은 대형 유통망을 겨냥한 기획수사가 본격화됐다는 점이다. 상표경찰 출범 이후 단일 사건 기준 최대 규모로, 위조 명품 액세서리 3만9천여 점(정품가액 약 3천400억 원)을 유통한 업자가 적발됐다. 이 외에도 위조 화장품 4만6천여 점, 위조 자동차 부품 2만3천여 점이 잇따라 적발되며 국민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불법 유통 실태가 드러났다.

K-팝 열풍을 악용한 위조 굿즈 유통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인기 아이돌 굿즈를 가장한 위조 상품 2만9천여 점이 적발됐으며, 정품가액으로는 약 5억 원에 달했다. 네이버 밴드와 카페,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SNS를 통한 위조상품 거래 역시 빠르게 확산되면서, 관련 단속으로 44명이 형사 입건되고 1만7천여 점이 압수됐다.

특히 해외 플랫폼을 활용해 심야 시간대 짧게 라이브 방송으로 판매한 뒤 게시물을 삭제하는 방식으로 단속을 피해온 사례도 다수 확인됐다. 지재처는 수개월에 걸친 방송 모니터링과 잠복 수사를 통해 현장을 급습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압수 품목을 살펴보면 수량 기준으로는 장신구류가 27.5%로 가장 많았고, 화장품류와 의류가 뒤를 이었다. 정품가액 기준으로는 장신구류가 전체의 87.6%를 차지했다. 특히 화장품과 향수, 마스크팩 등 피부에 직접 사용하는 위조 화장품이 대규모로 적발되면서 안전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상곤 지식재산보호협력국장은 “위조상품이 단순한 명품 모방을 넘어 국민 건강과 안전에 직결되는 분야까지 확산하고 있다”며 “위해 우려가 큰 위조상품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강력히 단속하고 엄정 처벌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 인식 개선과 함께 온라인 플랫폼의 책임 강화 없이는 위조상품 근절이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짝퉁이 일상처럼 유통되는 현실 속에서, 소비자와 사회 전체의 경각심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