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핵전쟁 대비 공중 지휘소로 알려진 E-4B 나이트워치가 이례적으로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LAX)에 착륙하면서 온라인상에서 각종 추측이 확산됐다. 다만 미 국방부는 이번 이동이 전쟁 대비와는 무관한 계획된 일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12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와 LA타임스, 항공 전문매체 보도에 따르면 미 공군이 운용하는 E-4B 나이트워치는 지난 9일 LAX에 착륙해 하루가량 머문 뒤 이륙했다. 1974년 실전 배치 이후 E-4B가 LAX에 착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4B의 공식 명칭은 ‘국가공중작전센터(NAOC)’로, 핵전쟁이나 대규모 군사 충돌 등 비상 상황에서도 대통령과 국방 수뇌부가 지휘 체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된 항공기다. 보잉 747-200을 개조해 제작됐으며, 핵폭발과 전자기파(EMP) 공격에도 견딜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위성 통신망을 통해 전 세계 미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략폭격기, 핵잠수함까지 통제할 수 있어 ‘하늘의 백악관’, ‘날아다니는 펜타곤’으로 불린다. 현재 운용 중인 기체는 단 4대다.
E-4B는 통상 네브래스카주 오펏 공군기지를 거점으로 활동하며, 공개적인 이동이 드문 편이다. 이 때문에 이번 착륙 소식이 알려지자 SNS에서는 “전쟁이 임박한 신호 아니냐”, “3차 세계대전 우려” 등의 반응이 잇따랐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압박, 이란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세 등 불안정한 국제 정세가 이런 불안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 국방부는 이번 착륙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남부 캘리포니아 방문 일정과 연계된 사전 계획된 이동이라고 설명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방위산업 기지 시찰과 군 모병 확대를 위한 ‘자유의 무기고’ 순회 일정을 소화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군사 전문가들 역시 이번 이동을 즉각적인 군사 행동의 신호로 해석하지는 않고 있다. 냉전 종식 이후 E-4B는 국방장관이나 합참의장의 이동 수단으로 활용되며 민간 공항이나 해외 미군 기지에서 종종 목격돼 왔다. 실제로 한국 오산 공군기지에도 여러 차례 착륙한 바 있다.
항공 전문매체 에비에이션 A2Z는 “E-4B의 이동이 곧 전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이 최악의 상황까지 대비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는 상징적 존재”라며 “그 자체로 강력한 억지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