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는 완치가 어렵고 뚜렷한 치료법도 없어 ‘암보다 무서운 질병’으로 불린다. 한 번 발병하면 진행 속도를 늦출 수는 있지만 정상으로 회복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치매는 치료보다 예방과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일상에서 흔히 겪는 건망증부터 스마트폰 사용, 음주·흡연, 수면 문제까지 치매를 둘러싼 오해도 적지 않다.
◆ 건망증이 심해지면 치매일까
건망증은 정상적인 노화 과정이나 스트레스, 과도한 업무 등으로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다. 단순한 기억력 저하가 곧바로 치매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다만 기억력 저하가 지속되고, 판단력 저하나 일상생활의 실수가 동반된다면 치매 초기 증상일 가능성도 있어 전문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 스마트폰 중독, 치매와 무관할까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전자기기를 활용해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다양한 사고 활동을 하며, 규칙적으로 운동한다면 치매 예방에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하고 반복적인 작업만 장시간 지속하거나, 전자기기 없이는 일상생활이 어려운 상태가 되면 이른바 ‘디지털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 술과 담배, 치매 위험 높인다
과도한 음주와 흡연은 치매 위험을 분명히 높인다. 알코올은 기억과 관련된 뇌 부위를 직접 손상시키고, 잦은 폭음은 머리 외상이나 경련 발작 위험을 키운다. 흡연 역시 뇌로 가는 산소 공급을 줄이고 동맥경화를 유발해 혈관성 치매 가능성을 높인다. 음주·흡연량이 많을수록 치매 위험도 비례해 증가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 치매는 유전될까
치매는 종류에 따라 유전 가능성이 다르다. 특히 전두측두엽 치매는 다른 치매보다 유전성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치매는 성격 변화, 언어 기능 저하, 계획·정리 능력 장애가 특징이다. 이외의 치매도 가족력이 있으면 위험이 높아질 수 있으며, 특히 어머니가 치매를 앓았거나 형제·자매 여러 명이 치매를 겪은 경우 유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알려져 있다.
◆ 불면증과 수면제도 위험 요인
수면 부족이나 수면제의 장기 복용 역시 치매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벤조디아제핀 계열 수면제·진정제는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치매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아직 정확한 발병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장기간 복용할수록 위험이 커지는 경향은 분명하다.
손가락 채혈로 알츠하이머 조기 진단 가능성
치매 조기 진단에 대한 희망적인 연구 결과도 나왔다. 스웨덴 고텐버그대 니콜라스 애쉬튼 교수 연구팀은 손가락 끝 채혈만으로 알츠하이머병 주요 징후를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 발표했다.
기존에는 뇌 영상 촬영이나 뇌척수액 검사가 필요해 접근성이 낮았지만, 연구팀은 손끝에서 채취한 소량의 혈액을 카드에 건조시켜 분석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337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단백질 변화를 86% 정확도로 식별했다.
특히 알츠하이머병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p-tau217 수치는 기존 정맥 혈액 검사 결과와 거의 일치했으며, 다른 신경퇴행성 질환 지표(GFAP, NfL) 역시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참가자들이 의료진 도움 없이 스스로 채혈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연구진은 “아직 임상 적용까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대규모 검사나 의료 접근성이 낮은 집단, 다운증후군 환자 등 고위험군 조기 진단에 활용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치매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 아니라, 생활습관 관리와 조기 진단으로 늦출 수 있는 질환이다. 작은 습관의 차이가 노년의 삶의 질을 크게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예방과 관심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