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4일 오전 평양 인근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수 발을 발사하며 군사적 도발에 나선 가운데, 같은 날 육군 전방 부대에서 위병소 근무 시 총기 대신 삼단봉을 휴대하라는 지침이 내려졌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강원도 양구군에 위치한 육군 모 사단은 당초 오는 5일부터 위병소 경계 근무 병력에게 소총 대신 삼단봉을 지급하라는 내부 지침을 하달했다. 해당 지침에는 삼단봉을 손에 들지 않고 방탄복에 결속하도록 하고, 기존의 위병 구호인 “손 들어! 움직이면 쏜다”는 문구를 삭제하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또 지휘통제실 내 총기함은 상시 비치가 불필요하다며, 상황 발생 시 총기를 불출하도록 교육하라는 세부 지침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가 된 사단은 최북단 비무장지대(DMZ)와 인접한 지역을 담당하고 있다. 양구·인제·화천을 잇는 이 일대는 6·25전쟁 당시 도솔산 전투 등 가장 치열한 격전이 벌어졌던 전략 요충지로, 현재도 전방 방어의 핵심 축으로 꼽힌다.
지침이 알려지자 정치권과 군 안팎에서는 즉각 반발이 터져 나왔다.
“북한은 미사일을 쏘는데, 우리 군은 삼단봉으로 적을 막으라는 것이냐”는 비판과 함께, “무장한 적이 침투할 경우 위병 근무 병력은 사실상 무력화될 수밖에 없다”는 현장 장병들의 우려도 제기됐다.
논란이 확산되자 해당 지침은 하루 만에 철회된 것으로 확인됐다.
군 관계자들은 위병소의 역할을 간과한 조치라고 지적한다. 위병소는 단순 출입 통제 시설이 아니라, 부대 전체의 첫 방어선이다. 24시간 실화기와 공포탄을 휴대하며 무단 침입, 간첩 침투, 돌발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 기본 임무다. 전문가들은 “만약 위병소 근무 병력이 제압될 경우, 탄약고나 지휘부, 내무반까지 연쇄적으로 위협받을 수 있다”며 초동 대응 능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국회 국방위원회)은 4일 성명을 내고 “북한은 연일 미사일로 위협하고 있는데, 우리 군에게 총도 없고 예산도 없는 상태로 경계 임무를 수행하라고 할 수는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유 의원은 “총기 없는 경계 지침 논란과 함께, 1조8000억 원에 달하는 국방예산 집행 지연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군사전문기자 출신인 유 의원은 “전력운영비와 방위력개선비 집행이 지연되면서 방산업체들은 자재 조달과 인건비 지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는 곧 군 대비태세 약화로 직결되고 있다”며 “지금은 실험이나 탁상행정이 아니라, 현장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군 안팎에서는 비군인 출신 문민 국방장관 체제에 대한 우려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국군 창설 이후 64년 만의 첫 문민 국방장관이 전방 작전 현실에 대한 이해 없이 군을 통솔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일상화된 상황에서, 전방 부대 경계 태세를 둘러싼 이번 논란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군 통수 체계와 안보 인식 전반을 되돌아보게 하는 사건으로 남고 있다.
“안보에는 이상이 없는가”라는 질문에, 군 당국은 보다 분명한 답을 내놓아야 할 시점이다.
하이유에스코리아 강남중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