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전격 체포한 사태를 두고 국제사회가 극명한 찬반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민주주의 회복이라는 평가와 주권 침해라는 비판이 동시에 제기되며 글로벌 외교 지형에도 적잖은 파장을 낳고 있다.
북한은 4일 오후 7시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주권을 난폭하게 유린했다”며 “불량배적 본성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미국의 군사 개입을 명백한 주권 침해로 규정한 것이다.
반면 베네수엘라 내부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장기간 권위주의 통치와 경제 붕괴 속에서 고통받아온 시민들과 민주화 운동을 이끌어온 야권 세력은 이번 사태를 사실상의 ‘해방’으로 받아들이는 기류가 감지된다. 트럼프 행정부와 가까운 우파 성향 국가 정상들 역시 이를 “자유의 승리”로 평가하며 공개적인 지지를 보냈다.
‘남미의 트럼프’로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다니엘 노보아 에콰도르 대통령은 공동 입장을 통해 “차베스주의 마약 범죄자들은 반드시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베네수엘라 국민이 이제 조국을 되찾을 때”라고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베네수엘라 국민은 마두로 독재에서 벗어난 것을 기뻐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역시 민주주의와 정의를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반대 진영의 반발도 거세다. 중남미 좌파 정부들과 중국, 러시아는 미국의 일방적 무력 사용이 지역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며 강력히 경고했다.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용납할 수 있는 선을 넘었다”고 비판했고,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이를 주권 침략으로 규정하며 국경 지역에 병력을 증강 배치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번 사태를 “패권적 행태”라고 규정했으며, 러시아 외무부는 “이념적 적대감이 실용주의를 압도했다”고 지적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나아가 “각국은 군사력, 특히 핵 억지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언급해 파장을 키웠다.
미국 내 정치권 역시 첨예하게 갈렸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트럼프 행정부는 정권 교체나 군사 행동 계획이 없다고 의회에 확언해 놓고 국민을 속였다”고 비판했다. 반면 존 툰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마약 범죄 혐의로 기소된 마두로에 대한 법 집행의 첫걸음”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을 적극 옹호했다.
한국 사회도 예외는 아니다. 정의당·노동당·녹색당과 시민단체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등은 4일 주한 미국대사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략 전쟁에 반대한다”며 이재명 정부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반면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는 “감정적 반미 프레임이 앞서면 외교·안보 판단이 흐려질 수 있다”며 신중론을 제기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마두로에게 적용된 논리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제질서의 불안정성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마두로 대통령은 현재 뉴욕에 도착해 현지 구치소에 수감된 상태다.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1기였던 2020년 3월 이미 그를 마약 밀매와 자금 세탁 혐의로 기소한 바 있어, 그는 다음 주 맨해튼 연방법원에 출석해 본격적인 사법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마두로 체포를 둘러싼 이번 사태는 중국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에게도 이래 저래 중대한 외교 시험대가 되고 있다.
하이유에스코리아 강남중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