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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기다림, 희망이 되다… 한미 이산가족 등록법 최종 통과

한국계 미국인 이산가족 등록법, 2025 국방수권법에 포함돼 최종 통과

북한에 가족을 둔 미국 내 한인사회 구성원들에게 오랜 숙원으로 남아 있던 북미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침내 마련됐다. 한국계 미국인 이산가족 등록법(Korean American Divided Families National Registry Act)이 2025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에 포함돼 18일 연방 상·하원 본회의를 모두 통과 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최종 발효됐다.

그동안 남북한 간에는 총 21차례의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졌지만, 미국 시민권자인 한인 이산가족들은 대상에서 배제돼 왔다. 이에 따라 미주 한인사회에서는 미국 정부 차원의 제도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 같은 노력의 결실로, 117대 의회에서는 2022년 국방수권법에 ‘이산가족 상봉 법안(Divided Families Reunification Act, H.R.1771)’ 조항이 포함돼 법제화됐다. 해당 조항은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에게 반기별 보고 의무를 부과하고, 화상 상봉 등 비대면 상봉 방식 검토를 명시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후 후속 조치로 118대 의회에서는 ‘한국계 미국인 이산가족 등록법’이 발의돼 국무부가 이산가족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관리하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됐으나, 회기 종료로 최종 통과에는 이르지 못했다.

그러나 119대 의회가 시작되며 법안은 다시 추진력을 얻었다. 버지니아 10지역구 수하스 수브라만냠(버지니아 10지역구, 민주) 연방하원의원이 주발의자로 나섰고, 유일한 한국계 공화당 연방의원인 영 김(캘리포니아 40지역, 공화) 의원이 공동 리드 발의자로 합류했다. 상원에서는 팀 케인(Tim Kaine·민주·버지니아) 의원과 테드 크루즈(Ted Cruz·공화·텍사스) 의원이 초당적으로 참여하며 상·하원 모두에서 강력한 입법 동력이 형성됐다.

일반적으로 커뮤니티·인권 관련 법안이 단독 법안 형태로 상·하원을 모두 통과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이번 법안 역시 국방수권법에 포함시키는 전략이 채택됐다. 그 결과 2025년 NDAA가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이산가족 등록법 역시 부수 조항으로 최종 입법에 성공했다.

이번에 통과된 법안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국무부 장관 지휘 아래 북한인권특사 또는 영사국 차관보 등 지정 인사가 주도해 북한에 가족을 둔 한국계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향후 상봉을 대비한 사전 준비를 수행하도록 규정했다. 이를 위해 대면 및 비대면(화상) 상봉을 모두 고려한 비공개 내부용 ‘국가 등록명부(Registry)’를 구축하도록 명시했다.

둘째, 향후 미국과 북한 간 직접 대화가 이뤄질 경우, 국무부 장관이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반드시 공식 의제로 포함하도록 요구하고, 그 진행 상황을 북한인권법에 따른 정기 보고서에 담아 상·하원 외교위원회에 보고하도록 했다. 이는 행정부 교체 여부와 관계없이 이산가족 문제가 지속적으로 다뤄질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성과는 한인사회의 풀뿌리 정치 참여가 만들어낸 결실로 평가된다. ‘Divided Families USA’, ‘재미이산가족상봉 추진위원회’ 등 관련 단체와 활동가들의 지속적인 노력 없이는 법안 통과가 어려웠다는 평가다. KAGC(미주한인유권자연대)는 법안 발의 과정에서 수브라만냠 의원실과 영 김 의원실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수행했으며, 다수 의원실을 직접 접촉해 공동발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또한 대학생 대표자들이 연방의회 의원실을 직접 방문해 법안 지지를 요청하는 활동도 전개됐다.

송원석 사무국장은 “이번 입법은 풀뿌리 단체와 시민 참여가 커뮤니티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앞으로도 한인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긴 기다림을 견뎌온 모든 한미 이산가족들에게 이번 법안 통과는 새로운 희망의 불씨가 되고 있다. 언젠가 그리움이 재회의 눈물로 바뀌는 날이 오기를 마음 깊이 기원한다.

하이유에스코리아 윤영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