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46대 부통령이자 미국 현대 정치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논쟁적인 인물로 평가받는 딕 체니(Dick Cheney) 전 부통령이 향년 84세로 별세했다.
가족 측은 체니가 2025년 11월 3일 밤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으며, 사인은 폐렴과 심혈관계 질환의 합병증이라고 밝혔다.
유족은 공식 성명에서 “리처드 B. 체니, 제46대 미국 부통령이 어제 밤 별세했다. 그는 84세였다”며 “그는 자녀와 손주들에게 조국을 사랑하고 용기와 명예, 사랑과 친절의 삶을 살아가라고 가르쳤던 훌륭하고 정의로운 사람”이라고 전했다.
체니는 2001년부터 2009년까지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부통령으로 재직하며, 9·11 테러 이후 대테러 정책과 이라크 전쟁을 주도했다. 그의 막강한 권한은 워싱턴 정가에서 ‘가장 강력한 부통령’이라는 평가를 낳았다.
부통령 취임 전에도 그는 조지 H. W. 부시 행정부의 국방장관(1989~1993)으로 제1차 걸프전(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대응)을 지휘했다.
그는 또한 백악관 비서실장(1975~1977)과 와이오밍주 연방 하원의원으로도 활동하며, 행정부와 의회를 넘나드는 경력을 쌓았다.
체니는 9·11 이후 ‘선제공격’과 ‘위협 사전 제거’를 강조한 강경한 외교·안보 노선을 견지했다. 이른바 **‘체니 독트린(Cheney Doctrine)’**으로 불리는 이 철학은 미국의 대외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았다.
그러나 그의 주도 아래 시작된 이라크 전쟁, 감시체계 강화, 비밀 구금 및 고문 의혹 등은 국내외에서 거센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퇴임 후에도 그는 공화당 내에서 강한 영향력을 유지했으며, 최근에는 딸 리즈 체니(Liz Cheney)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판적인 보수 세력의 상징적 인물로 자리했다.
1941년 1월 30일 네브래스카주 링컨에서 태어난 체니는 와이오밍주 캐스퍼에서 자랐다. 젊은 시절부터 심장 질환을 앓았으며, 37세에 첫 심근경색을 겪은 뒤 여러 차례 심장마비를 겪었다.
2012년에는 심장이식 수술을 받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는 아내 린 체니(Lynne Cheney), 두 딸 리즈(Liz)와 메리(Mary), 그리고 손주들을 남겼다.
딕 체니는 냉전 이후 미국 외교·안보 전략의 기틀을 세운 인물로, ‘강력한 리더십’과 ‘논쟁의 유산’이 공존하는 정치인으로 평가된다.
그의 별세는 워싱턴 정치사에 한 시대의 막을 내리는 사건으로, 그의 정책과 철학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역사적 논쟁의 중심에 남을 것으로 보인다.
하이유에스코리아 윤영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