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14세 교황이 18일(현지시간) 자연을 착취하고 가난한 이들을 소외시키는 현실을 멈출 것을 촉구했다.
레오 14세는 이날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즉위 미사 강론에서 분열과 증오의 세상 속에서 교회가 변화의 원동력이 되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레오 14세는 “오늘날 우리는 여전히 지나친 불화, 증오와 폭력, 편견과 다름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지구의 자원을 착취하고 가장 가난한 이들을 소외시키는 경제 구조를 마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레오 14세는 또한 교회가 폐쇄적으로 변하는 것을 경계했다.
레오 14세는 전 세계 14억 신자를 둔 교회가 전통을 지키면서도 외부와 단절된(insular) 태도를 취해선 안 된다며 앞으로의 교회엔 종교적 선전이나 권력 다툼이 설 자리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독재자가 되고 싶은 유혹에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며 협의와 섬김의 방식으로 교회를 이끌 것이라며 교황 권한 집중에 대한 경계심을 나타냈다.
레오 14세는 지난 8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뒤를 이어 제267대 교황으로 즉위했다. 가톨릭 교회 최초의 미국인 교황이다.
이날 미사에는 한국 천주교 대표단이 참석했다.
대표단은 염수정 추기경을 비롯해 이용훈 주교회의 의장, 정순택 서울대교구장, 송영민 신부(주교회의 사무국장) 등이다.
또한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과 교황청립 로마한인신학원 원장인 정연정 몬시뇰도 즉위 미사에 함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천주교 주교단도 새 교황 선출을 감사하는 미사를 6월 16일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봉헌한다.
한편 즉위 미사에는 세계 각국의 정부 대표와 종교 지도자가 참석했다. 지금까지 참석을 확정한 정부 인사는 밴스 부통령과 루비오 장관 외에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 등이다.
피에트로 파롤린 바티칸 국무원장(추기경)은 교황이 “필요시 바티칸을 양국의 직접 회담 장소로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 날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3년 만에 열린 양국의 직접 회담이 별다른 성과 없이 종료된 데 따른 움직임으로 보인다.
레오 14세는 밴스 부통령과 개별 면담을 할 예정인데, 이 만남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포함한 국제 위기 상황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비공개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레오 14세는 이날 즉위 미사 후 “고통받는 우크라이나는 정의롭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위한 협상이 마침내 이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제공 = 하이유에스 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