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입꼬리가 귀에 걸렸다(smile from ear to ear).”
뉴욕타임스(NYT)는 ‘외국 지도자들이 트럼프의 환심을 사기 위해 아부의 예술을 구사했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대표 예시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를 들었다.
이시바 총리는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수년 동안 TV에서 보던 인물을 실제로 봐서 아주 흥분했다”며 “TV에서 (트럼프는) 무섭고 강한 성격으로 보였지만 실제로 만나니 아주 진실하고 강력하며 미국을 위한 강한 의지를 가진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NYT는 이시바가 트럼프에게 저항하는 대신 ‘아부의 예술’을 구사한 외국 정상 대열에 합류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시바가 관세를 피하기 위해 트럼프에게 칭찬과 아첨으로 웃음을 끌어냈으며 긴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관세 관련 질문을 철저히 차단했다고 해석했다.
특히 이시바는 트럼프에게 “아첨하려는 게 아니다”라고 말하며 미국으로부터 더 많은 에너지를 수입해 무역흑자를 줄이겠다고 약속하면서 자신이 트럼프가 좋아하는 미국 수출품의 열렬한 고객이라고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트럼프는 일본이 미국의 관세에 직면할 수 있다고 위협하면서도 일본을 향해 날 선 발언을 하지는 않았다.
이시바는 회담 후 트럼프에게 ‘금빛 사무라이 투구’까지 선물했다. 이 투구는 이시바 총리의 고향인 일본 돗토리현에서 제작한 것으로 이름은 ‘영원의 투구’다. 금빛 사무라이 투구를 선택한 것은 금색을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을 반영한 것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미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으로부터 ‘방위비 2배 증액’을 받아내면서 다음 타깃은 한국이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방법에 주목하면서 그에 따른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미일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일본이 오는 2027년까지 방위비를 지난 1기 때와 비교해 2배 늘리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2024년 기준 방위비 예산은 GDP의 1.6%였는데, 이를 2배로 증액하면서 GDP의 약 3%까지 오를 것으로 추산된다.
일본의 방위비 증액은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과 일본은 모두 미군이 주둔하고 있고, 또 대미 무역 흑자를 보고있는 국가이기도 하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 역시 일본과 유사하게 미국의 부담을 줄이는 방식으로 청구서를 내밀 것이라는 데 전문가들은 이견이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 한국이 5배 많은 방위비를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최근엔 한국을 ‘머니머신'(money machine)으로 부르며 우리가 부담해야 할 방위비가 지금의 9배라는 입장을 밝혀 파장이 일기도 했다.
주목되는 것은 압박 방법과 수위다. 한미는 지난해 오는 2026~2030년 적용될 방위비분담금을 정하는 제12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체결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파기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 ‘주한미군 철수’를 방위비분담금 증액의 무기로 사용했는데 이번에는 관세가 주한미군 철수 카드를 대체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강민경,정윤영 기자<기사제공 = 하이유에스 코리아 제휴사,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