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과 출장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면서 공항 이용객도 빠르게 늘고 있다. 하지만 편리함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공항 시설 곳곳에 우리가 쉽게 지나치는 위생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각종 위생 연구와 해외 분석 자료를 종합하면, 공항에서 가장 많은 세균에 노출되는 공간은 대기실이나 화장실이 아닌 ‘손이 반복적으로 닿는 표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수천 명, 많게는 수만 명이 이용하는 공항 특성상 접촉 빈도가 높은 시설일수록 세균 축적 가능성도 커진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장소로 꼽히는 것이 셀프 체크인 키오스크다. 터치스크린 방식의 키오스크는 불특정 다수가 연속적으로 이용하지만, 매번 소독이 이뤄지기 어려운 구조다. 일부 해외 연구에서는 키오스크 화면에서 검출된 세균 수가 일반 공중화장실 변기 시트보다 많았다는 결과도 보고됐다. 특히 감기나 독감을 유발하는 바이러스 일부는 매끈한 화면 표면에서도 며칠간 생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안 검색대에서 사용하는 플라스틱 바구니 역시 감염 위험이 높은 시설로 지목된다. 유럽과 미국 공항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보안 검색 바구니 절반 이상에서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바이러스가 검출된 사례가 확인됐다. 반면 같은 공항의 화장실 표면에서는 해당 바이러스가 발견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미국 교통안전청(TSA)을 이용하는 교민들 사이에서도 보안 검색을 마친 뒤 손 소독을 반드시 한다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다.
공항 에스컬레이터 손잡이 역시 주의가 필요한 지점이다. 고무 재질 특성상 오염이 눈에 띄지 않고, 미세한 틈에 유분과 세균이 쉽게 쌓인다. 미국의 한 연구에서는 쇼핑몰과 대형 공공시설 에스컬레이터 손잡이에서 대장균과 포도상구균 등 수십 종의 세균이 검출된 바 있으며, 유동 인구가 훨씬 많은 공항도 유사한 환경에 노출돼 있다는 분석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공항 화장실은 상대적으로 위생 관리가 잘 되는 공간으로 평가된다. 청소 주기가 짧고 관리 인력이 상시 배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다만 변기 자체보다 세면대 손잡이, 물 내림 버튼, 출입문 손잡이 등 접촉 지점에서 세균 전파 가능성이 더 높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미국의 데이터 분석 업체와 위생 전문가들은 보안 검색대 트레이를 “가장 찝찝하지만 피할 수 없는 물건”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장거리 국제선 이용이 잦은 교민이나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 어린이를 동반한 여행객일수록 위생 관리에 더 신경 써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공항 이용 시 손 소독제나 소독 티슈를 휴대하고, 보안 검색 이후에는 손 씻기나 소독을 습관화하는 것이 감염 예방에 가장 효과적이라고 강조한다. 또한 휴대전화나 여권, 지갑 등 개인 물품은 보안 검색대 바구니에 직접 올려놓기보다 파우치나 비닐백에 담아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공항은 피할 수 없는 이동 공간이지만, 작은 위생 습관의 차이가 여행 이후의 건강 상태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