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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도 서러운데 ‘호구 취급’ 논란까지… 미·일, 한국 관광객에 비용·규제 동시 강화

해외여행 수요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미국과 일본이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각종 비용 인상과 규제 강화에 나서면서 한국인 여행객들의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원화 약세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입장료·숙박세·출국세·입국 심사 강화까지 겹치며 “이중 부담을 넘어 차별에 가깝다”는 불만도 나온다.

지난해 11월까지 해외 출국자 수는 2,680만 명으로 집계돼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 중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848만 명, 미국 방문자는 164만 명으로 두 나라를 찾은 한국인만 1,000만 명을 훌쩍 넘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미·일 양국의 관광 정책은 한국 여행객에게 점점 더 불리한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미국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외국인 여행자의 진입 장벽을 전반적으로 높이고 있다. 전자여행허가(ESTA) 발급 비용은 기존 21달러에서 40달러로 두 배 가까이 인상됐고, ESTA 신청자에게 최근 5년간의 SNS 기록과 10년 치 이메일 주소 제출을 요구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해당 정책은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조만간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조치에 대해 미국 여행을 준비하는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사생활 침해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입국 심사가 걱정돼 SNS 게시물을 지웠다”, “유튜브 댓글 하나도 문제가 될까 신경 쓰인다”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미국은 올해 1월부터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국립공원 입장료를 대폭 인상했다. 요세미티, 그랜드 캐니언 등 11개 인기 국립공원을 방문하는 외국인은 기존 입장료 20달러에 더해 100달러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미국 전역의 국립공원을 이용할 수 있는 연간 이용권 역시 80달러에서 250달러로 세 배 이상 올랐다. 성인 네 명이 차량 없이 그랜드 캐니언을 방문할 경우 입장료만 최대 480달러에 달한다.

이로 인해 국내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는 사용 기한이 남은 국립공원 연간 이용권 거래가 종종 등장하고 있지만, 이는 불법이다. 미국 국립공원관리청은 이용권 양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일본 역시 과잉 관광 문제를 이유로 관광객 부담을 크게 늘리고 있다. 교통 혼잡과 쓰레기 문제, 주거 환경 악화 등의 비용을 관광객에게 전가하겠다는 취지다. 한국인에게 가장 인기 있는 도시 중 하나인 교토시는 현재 1인 1박 최대 1,000엔인 숙박세를 오는 3월부터 최대 1만 엔으로 10배 인상할 예정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교토에 그치지 않는다. 홋카이도는 최대 500엔의 숙박세를 새로 도입하고, 삿포로를 포함한 13개 기초자치단체가 별도의 숙박세를 부과한다. 미야기현도 최근 숙박세를 신설했으며, 도쿄도는 현재 1박당 200~300엔 수준인 숙박세를 숙박비의 3%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본 정부 차원의 인상도 이어진다. 오는 7월부터 일본 출국세는 1인당 1,000엔에서 3,000엔으로 세 배 인상된다. 해당 출국세는 항공권 구매 시 자동으로 포함돼 여행객이 체감하는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숙박세와 출국세는 일본인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지만, 일본 정부는 국립 박물관과 미술관을 대상으로 외국인에게 더 많은 입장료를 받는 이중 요금제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개장한 오키나와의 한 테마파크는 외국인 입장료를 내국인보다 27% 비싸게 책정해 이미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일본 여행을 자주 다녀온 한 한국인 여행객은 “이중 요금제는 주로 개발도상국에서 시행하던 방식으로 알고 있었는데, 일본이 이런 정책을 도입할 줄은 몰랐다”며 “엔화가 조금만 더 오르면 일본 여행 자체를 다시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2026년 북중미 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미국의 숙박비와 물가가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큰 데다, 일본 역시 과잉 관광을 이유로 한 추가 과금 정책을 계속 검토하고 있어 향후 미·일 여행 비용은 구조적으로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한다.

환율 부담에 더해 제도적 비용까지 동시에 늘어나면서, 한국인 해외여행은 더 이상 ‘가볍게 떠나는 선택지’가 아니라 철저한 비용 계산이 필요한 고비용 여행으로 바뀌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