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달력을 들여다보며 ‘1일, 2일… 30일, 31일’ 숫자를 세는 것은 익숙한 일상이지만, 우리말에는 날짜를 나타내는 고유한 표현들이 따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다. “하루, 이틀, 사흘…”로 시작되는 이 표현은 사실 30일까지 각각 독특한 말로 이어진다.
특히 ‘30일’을 뜻하는 순우리말 표현이 ‘그믐’이라는 사실은 많은 이들에게 생소하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한 달 중 30일이 그믐이라는 걸 이제야 알았다”는 글이 공유되며 우리말 날짜 표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 알고 보면 우아한 고유어 날짜 표현
우리말 날짜 표현은 아래와 같이 이어진다.
1-하루,2-이틀,3-사흘,4-나흘,5-닷새,6-엿새,7-이레,8-여드레,9-아흐레,10-열흘, 11-열하루,12-열이틀,13-열사흘, 14-열나흘, 15-열닷새(보름)
16-열엿새, 17-열이레, 18-열여드레, 19-열아흐레, 20-스무날
21-스무하루,22-스무이틀,23-스무사흘,24-스무나흘,25-스무닷새
26-스무엿새,27-스무이레,28-스무여드레,29-스무아흐레,30-그믐
31일: (양력에서만 존재) ‘말일’로 불림
예를 들어 “여행을 사흘 갔다 왔다”는 말은 3일 동안 다녀왔다는 의미이고, “보름간 금식을 했다”는 표현은 정확히 15일 동안이라는 뜻이다. 이처럼 우리말은 숫자에 기반한 단순한 표기가 아니라, 각 날짜마다 풍부한 어감과 정서를 담은 고유어가 존재한다.
🌑 ‘그믐’과 ‘말일’은 어떻게 다를까?
‘그믐’은 음력 기준에서 한 달의 마지막 날인 30일을 의미한다. 실제 음력 달에서는 29일 또는 30일까지만 존재하기 때문에 ‘그믐’은 달이 완전히 사라지는 날을 뜻하는 말이기도 하다. 반면, 31일은 음력에서는 존재하지 않고, 양력 달 중 일부에만 등장한다.
그래서 양력 31일은 고유어로 따로 정해진 표현은 없으며, ‘말일(末日)’이라는 한자어 표현이 일반적으로 쓰인다. 현대 한국어에서 ‘그믐날’은 때로는 달이 완전히 지는 어두운 밤이라는 상징적 의미로도 사용된다.
🇰🇷 우리말의 아름다움, 해외 동포들에게도 알려지길
이처럼 복잡하면서도 세밀하게 날짜를 표현한 우리말 체계는 세계적으로도 독특한 사례다. 최근 SNS에서는 “세종대왕님 감사합니다”라는 댓글이 달리며 한글의 정교함과 고유어의 섬세함에 대한 찬사가 이어졌다.
한글은 단지 글자의 과학성뿐 아니라, 말의 구조적 다양성과 정서 표현 능력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언어로 평가받는다. 재외동포들 사이에서도 ‘사흘’, ‘보름’, ‘그믐’ 등 고유한 한국어 표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한국어 교육 자료에도 이러한 전통 어휘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 한글 퀴즈!
다음 중 실제로 존재하는 우리말 날짜 표현은?
1.스무아흐레
2.열여나흘
3.스무여사흘
4.그믐이레
정답은… 1번 스무아흐레!
스무(20) + 아흐레(9) = 29일을 뜻하는 정확한 표현이다.
2, 3, 4번은 실제 사용되지 않는 조어다.
우리말 속에는 조용히 빛나는 보석 같은 단어들이 가득하다.
“며칠 뒤야?”라는 질문에 “나흘 뒤야”, “열여드레 기다려야 해”라고 대답하는 순간, 그 말에는 숫자 이상의 정서와 시간의 결이 녹아 있다.
세종대왕의 업적에 경의를 표하며, 우리가 일상에서 잊고 지낸 고운 우리말을 다시금 돌아보는 여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재외국민신문(hiuskorea.com) 강인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