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유시설 공습 여파에 도시 뒤덮은 유독성 연기
* 이란 최고지도자 첫 공개 성명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 수도 테헤란 인근 정유시설이 잇따라 파괴되면서 도시 상공에 짙은 연기와 함께 유독성 ‘검은 비’ 현상이 나타나 주민들의 건강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동시에 새로 최고지도자에 오른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보복을 언급하며 긴장 수위를 높였다.
영국 BBC 검증팀에 따르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공습을 시작한 이후 테헤란 인근 정유시설 최소 4곳이 공격을 받았다. 9일 촬영된 위성사진에는 샤란 원유 저장시설과 테헤란 정유공장 두 곳에서 여전히 대형 화재가 발생하며 검은 연기가 치솟는 모습이 포착됐다.
정유시설이 불타면서 발생한 대량의 그을음과 화학물질이 대기 중에 퍼졌고, 비가 내리면서 오염물질이 섞여 떨어지는 이른바 ‘검은 비’ 현상까지 나타났다. 정유시설이 불완전 연소할 경우 일산화탄소와 미세 그을음 입자,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등이 방출되며 벤젠·아세톤·톨루엔 같은 발암성 화학물질도 포함될 수 있다.
테헤란의 지형적 특성도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테헤란은 알보르즈 산맥 기슭에 위치해 기온역전 현상이 자주 발생하는 도시로, 차가운 공기가 지표면에 머물면서 대기 순환이 막혀 오염물질이 지상 부근에 장시간 갇히는 특징이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오염물질이 인체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영국 레스터대 환경역학 교수 애나 한셀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고농도 미세입자는 폐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장기간 노출될 경우 호흡기 손상과 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영아와 어린이, 호흡기 질환자나 심혈관 질환자는 심장마비나 뇌졸중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이란 당국은 주민들에게 가능한 한 실내에 머물 것을 권고했다. 다만 비가 추가로 내리면 일부 대기 오염물질이 씻겨 내려갈 수 있지만, 오염된 물질이 토양과 수계에 스며들어 장기간 환경 오염을 일으킬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새 이란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12일 국영방송을 통해 취임 이후 첫 공개 메시지를 발표했다. 그는 성명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계속해야 하며 적이 취약한 전선을 연구해 공격해야 한다”고 밝혔다.
모즈타바는 “우리 조국과 국민이 오만한 서구 지도자들의 공격을 받고 있다”며 “강력한 타격으로 적의 진격을 막고 이란을 지배하거나 분열하려는 환상을 깨뜨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순교자들의 피에 대한 복수를 결코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보복 의지를 거듭 밝혔다.
취임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모즈타바가 공개 메시지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부 언론은 그가 공습 첫날 다리에 중상을 입어 치료를 받아왔다는 보도도 전했다. 이번 발언으로 중동 정세는 한층 더 긴장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