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얼어붙은 도시 한복판에서 피어난 따뜻한 식탁
살을 에는 듯한 한파가 워싱턴 D.C.를 덮친 2월 16일. 도시는 얼어붙었고, 바람은 사람들의 체온뿐 아니라 마음까지 빼앗아 가는 듯 차가웠다. 그러나 그 추위 한가운데서, 작지만 뜨거운 사랑이 한 자리에 모였다.
홀로 서기도 쉽지 않은 개척교회인 워싱턴예드림장로교회(담임목사 이태봉)가 광야선교회(대표 나운주 목사)와 함께 추위와 외로움 속에 살아가는 노숙자들을 찾아 나섰다.
기존 사역지였던 공원은 춥고 비가와 접근이 어려웠다. 대신 임시로 마련된 마틴 루터 킹 도서관 앞. 그곳에는 따뜻한 한 끼와 사람의 온기를 기다리는 80여 명의 노숙자들이 조용히 모여들었다.
길게 늘어선 줄 속에는 치킨 베이크와 따뜻한 스프, 커피와 핫초코를 받아 든 이들의 손은 떨리고 있었지만, 그 눈빛에는 오래 잊고 지냈던 안도의 빛이 번졌다.
예배현장을 찾은 한 노숙자는 반갑게 인사를 건네며 예배와 찬양에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오늘도 와줘서 고마워요.”
짧은 인사 속에는, 단순한 식사가 아닌 기다려온 관계가 담겨 있었다.
누군가는 눈을 감고, 누군가는 두 손을 모은 채 기도에 참여했다. 그 순간만큼은 노숙자도, 봉사자도, 도움을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아니었다. 모두가 같은 자리에서, 같은 하늘을 바라보는 한 사람이었다.
최근 워싱턴 D.C.의 홈리스 퇴출 정책으로 거리의 노숙자 수는 줄었고, 그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최대한 깨끗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겉모습만 보면 평범한 시민과 다르지 않았지만, 한파와 눈, 비 속에서 지친 얼굴은 감출 수 없었다.
특히 이날은 비까지 내렸다. 젖은 옷과 얼어붙은 손, 그리고 지친 눈빛. 그들의 표정은 어두웠지만, 따뜻한 음식을 받아 들고 기도를 받는 순간, 서서히 풀어졌다.
어느 봉사자는 그 모습을 보며 조용히 눈물을 훔쳤다.
“우리가 나누는 것은 음식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자는 약속인 것 같아요.”
광야선교회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주 주일 오후3시, 예배와 음식 나눔 그리고 물품나눔 사역을 이어오고 있다. 또한 광야선교회는 매주 목요일 청년들과 함께 개개인을 찾아 다니며 음식과 물품을 전달하고 있다. 또한 예드림장로교회는 세 달에 한 번씩 동참하며, 매달 선교 후원비를 보내며 작지만 꾸준한 헌신으로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도시는 여전히 차갑고, 겨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사람들은 여전히 바쁜 걸음으로 노숙자들을 지나치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