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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은 빨래 속 ‘살 파먹는 벌레’… “美텍사스주, 사전 재난선언”

*기후변화 타고 북상하는 구더기 감염
*美서 기생 파리 재확산 경고
*미 농무부, 1조원 투입

젖은 빨래나 침구류 속에서 ‘살을 파먹는 벌레’가 인체로 침투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면서, 과거 열대 지역에 국한됐던 기생 파리 감염이 전 세계적 공중보건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현장 연구를 마치고 귀국한 토니 골드버그 미국 위스콘신대 교수는 피부 아래에서 움직이는 통증을 느낀 뒤 룬드파리 유충 감염을 확인했다. 이른바 ‘피내 구더기증’은 파리 유충이 살아 있는 조직 속에서 자라며 통증, 염증, 괴사를 유발하고 심할 경우 패혈증으로 악화될 수 있는 질환이다.

전문가들은 감염 경로로 ‘젖은 빨래’를 지목한다. 룬드파리는 습하고 어두운 환경에 알을 낳는 특성이 있어 반쯤 마른 옷이나 수건, 침구류가 산란 장소가 될 수 있다. 착용 과정에서 부화한 유충이 피부나 모공을 통해 침투할 위험이 있다. 골드버그 교수는 “열대 지역에서는 세탁 후 반드시 다림질로 열 소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기생충 확산은 기후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 남미·아프리카에 국한되던 감염 사례가 최근 유럽과 북미, 아시아까지 보고되면서 곤충 생태계의 북상이 새로운 감염병 리스크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에서는 더 치명적인 ‘신세계 나사벌레’ 재유입 우려도 커지고 있다.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최근 나사벌레 북상 가능성을 이유로 사전 재난선언을 발령했다. 나사벌레는 상처에 침투해 조직을 파괴하는 기생 파리로, 중남미와 멕시코 남부에서 확산 중이다.

미 농무부는 약 7억5천만 달러(한화 약 1조 원)를 투입해 텍사스에 불임 수컷 파리를 생산·방사하는 박멸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 방식은 1960년대 미국에서 나사벌레를 근절했던 검증된 방법이다.

전문가들은 “공포보다 중요한 것은 대비”라며 “완전 건조, 다림질, 여행 중 위생 관리 같은 작은 습관이 감염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어선”이라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