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과 소말리아를 포함한 75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이민 비자 발급을 전면 중단한 조치를 두고, 미국 내 시민단체들이 ‘위법한 행정권 남용’이라며 법원에 제동을 요청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21일부터 특정 국가 출신 이민자들이 미국 복지제도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며 이민 비자 발급 절차를 중단했지만, 시민단체들은 해당 조치가 사실과 법적 근거 모두에서 문제가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국이민법센터(NILC)와 5개 법률 단체로 구성된 시민단체 연합은 2일(현지시간) 미 국무부를 상대로 뉴욕 맨해튼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소장에서 “이번 조치는 수십 년간 유지돼 온 미국 이민법의 기본 틀을 행정부가 일방적으로 훼손한 사례”라고 주장했다.
국무부는 지난 달, “미국 정부의 복지 혜택을 과도하게 이용하는 이민자들이 속한 국가들에 대해 이민 비자 발급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대상국은 아시아·유럽·중동 지역에서 러시아, 벨라루스, 몽골, 캄보디아, 태국, 라오스,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이란, 이라크, 이집트, 시리아, 예멘 등이 포함됐으며, 아프리카에서는 소말리아, 에티오피아, 수단, 나이지리아, 가나, 세네갈, 카메룬, 코트디부아르 등이 대상에 올랐으며, 중남미 지역에서는 쿠바, 콜롬비아, 니카라과, 과테말라, 브라질, 우루과이 등도 이민 비자 발급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국가 출신 이민자들이 생계 지원과 각종 복지 서비스에 의존하면서 미국 납세자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 조치의 배경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이러한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민 비자를 신청하는 다수의 외국인은 일정 기간 동안 현금성 복지 혜택을 받을 자격이 없으며, 국무부가 제시한 ‘복지 남용’ 논리는 실증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NYT는 비자 발급 중단 대상 국가의 85% 이상이 유럽 이외 지역에 속하며, 백인 인구 비중이 낮은 국가들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전국이민법센터의 조애나 쿠에바스 잉그램 선임 변호사는 “이번 조치는 현행법이 허용하는 합법적 이민 경로 자체를 차단하고 있다”며 “1920년대 시행됐다가 폐지된 인종 기반 이민 할당제를 연상시키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WP는 국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이민 제도가 복지 혜택을 노린 이들에 의해 악용되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며, 이번 조치가 강경한 이민 정책 기조를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