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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 주 의사당에 울려 퍼진 “얼씨구, 좋다”…스팬버거 버지니아 주지사 취임

차가운 비가 내리던 1월 17일 토요일 정오, 버지니아 주 의사당 앞에서 애비게일 스팬버거가 제75대 버지니아 주지사로 공식 취임했다. 스팬버거는 버지니아 역사상 최초의 여성 주지사로,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이날 가잘라 하시미는 미국 역사상 주 전체를 관할하는 공직에 선출된 최초의 무슬림 여성으로 부주지사에 취임했으며, 제이 존스는 버지니아 최초의 흑인 법무장관으로 선서해 버지니아 정치사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비와 추위 속에서 시작된 취임식에서 인수위원회에서는 참가자 모두에게 담요를 나누어 주었으며, 시간이 흐르며 햇빛이 비추기 시작했고, 현장은 변화와 희망의 분위기로 채워졌다. 시민들과 주요 인사들은 새로운 지도부의 출범이 버지니아의 방향을 바꾸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하며 자리를 함께했다.

스팬버거 주지사는 취임사에서 “앞으로 4년 동안 실용적인 리더십으로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교육과 경제, 그리고 공동체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녀의 취임 연설은 조지 워싱턴과 패트릭 헨리 등 버지니아 출신 역사적 인물들, 여성 참정권 운동과 시민권 운동에 이르기까지 버지니아 민주주의의 긴 흐름을 되짚었지만, 궁극적으로는 “오늘은 우리가 함께 만들어갈 버지니아의 미래에 관한 날”이라고 강조했다.

스팬버거 주지사는 패트릭 헨리의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을 인용하며, 버지니아 주민들에게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파벌적 분열을 경계할 것을 당부했다.

이날 취임식에는 글렌 영킨 전 주지사를 비롯해 미국 최초의 흑인 주지사였던 L. 더글러스 와일더, 랄프 노텀, 테리 멕컬리프 등 역대 버지니아 주지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또한 마크 워너, 팀 케인 연방 상원의원, 제임스 워킨쇼, 수하스 수브라마냠 연방 하원의원, 메릴랜드 주지사 웨스 무어, 애덤 시프 하원의원 등 주요 정치 인사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스팬버거 주지사는 특히 올해 95세 생일을 맞은 와일더 전 주지사를 언급하며 깊은 존경을 표했다.

취임식장에는 다양성과 화합의 메시지를 담은 여러 단체들이 참여해 공연과 퍼레이드를 선보이며 행사의 품격을 더했다. 이번 취임식은 단순한 정치 행사를 넘어, 다민족 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상징적인 순간으로 기억될 만한 장면들을 남겼다.

특히, 한국 무용단이 아리랑 선율에 맞춰 우아한 부채춤을 선보였고, 이어 마지막에 “얼씨구, 좋다”라는 힘찬 외침은 의사당 앞마당에 울려 퍼지며 한인 참석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전했다.

한편 취임식 당일 저녁에는 리치몬드 메인 스트리트 스테이션에서 공식 무도회(Inaugural Ball)가 열려, 시민들과 각계 인사들이 함께하며 축하의 밤을 이어갔다. 무도회는 새 행정부의 출범을 기념하는 동시에, 정파와 세대를 넘어 버지니아 공동체가 하나로 어우러지는 상징적인 자리로 마련됐다.

이어 일요일 오후에는 주 의사당 광장(Capitol Square)에서 버지니아 주지사 관저(Executive Mansion) 오픈하우스 행사가 열렸다. 

스팬버거 주지사는 “이번 취임은 한 사람을 위한 행사가 아니라 버지니아 주민 모두를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 4년 동안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고, 가족들의 부담을 줄이며, 더 강한 버지니아의 미래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스팬버거 주지사의 취임식은 과거의 유산을 존중하면서도, 더 공정하고 포용적인 미래를 향해 나아가겠다는 약속으로 마무리됐다. 그녀는 분열이 아닌 협력, 배제가 아닌 참여의 정치로 버지니아의 다음 장을 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날 의사당 앞에 울려 퍼진 음악과 환호처럼, 버지니아의 새로운 4년 또한 희망과 신뢰 속에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하이유에스코리아 윤영실 기자